“학생들 다 보는 앞에서 관장 당해” SNS로 폭로된 '제비뽑기 관장실습'

2018-09-27 10:10

“제비 뽑기 잘못 걸려서 자신의 항문을 남한테 보여주는 상황...”

자료 이미지 / 셔터스톡
자료 이미지 / 셔터스톡

모 대학 간호학과에서 제비뽑기로 관장실습 대상자를 정하고, 그 대상자는 동급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관장 실습을 '당해야 한다'는 내용의 폭로가 나왔다.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일명 '제비뽑기 관장실습' 현장에 있던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은 "일단 한 조가 네다섯 명으로 이루어지는데요. 거기서 대상자 1명을 뽑아서 관장 실습을 하게 되는 거죠"라며 "그런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제비뽑기를 조원들이 돌려서 대상자를 정하게 돼서 관장을 한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조마다 커튼을 다 치고요. 대상자가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워서 이제 수건으로 몸을 덮어준 다음에 엉덩이 부분을 들어서 관장 관을 넣고 관장약을 주입하는 거죠"라고 했다.

김현정 앵커가 "그러면 그 과정까지 다 같이 하는 거예요, 실습 학생들하고?"라고 묻자 학생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은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교수님께서 말은 하셨는데 그 조에서 뽑힌 사람이 안 한다고 하면 조는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되니까 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사람도 있고"라며 "모형으로 대체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모형은 이제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다른 조에 비해"라고 전했다.

학생은 이 실습 과정 자체를 두고 "너무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교수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는 "관장 실습에서 예를 들면 치질이 심한 편인데 그런 걸 다 드러내야 돼서 다른 친구들이 막 '얘는 항문이 왜 이래?' 이런 식으로 되게 부끄러웠다는 사람도 있고"라고 말했다. 이어 "생리 중인데도 그냥... '생리 때 빠질 수 없나요?' 그랬는데 그냥 다 해야 돼서 생리가 줄줄 나오는데 그냥 대충 휴지로 틀어막은 채로 했다는 그런 얘기도 있었고"라고 전했다. 최 간호사에 따르면 관장 실습을 하는 학교는 7개 정도로 파악된다고 했다.

최 간호사는 "분위기 자체가 제비뽑기로 뽑혔는데 '나 싫어' 이러면서 안 할 수가 있는 분위기가 아닌 거예요"라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모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합니다"라며 "그게 조에서 한 명씩 뽑아서 하는 거고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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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제비 뽑기 잘못 걸려서 자신의 항문을 남한테 보여주는 상황... 이건 인권 문제인 것 같은데 이거 다른 학교도 하나요?"라고 덧붙였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