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플로 '인싸' 된다

2018-08-23 10:10

나이, 지역, 관심사를 정확히 타겟팅하는 모임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좌) KBS 2TV '쌈마이웨이', (우) MBC '20세기 소년소녀'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좌) KBS 2TV '쌈마이웨이', (우) MBC '20세기 소년소녀'

지방 출신인 김영수(19) 군은 대학을 다니러 막 서울에 올라온 풋풋한 새내기다. 서울 마포구에 살게 된 김 씨는 학교 친구 외에도 동네 친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인연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 군은 한 어플을 우연히 알게 됐다. 김씨는 어플에 가입해 마포구에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스킨스쿠버 모임'에 가입했다. 대학 친구들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가 김씨를 흥미롭게 했다.

김 군처럼 '모임 어플'을 이용해 친구를 만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예전 '인터넷 동호회'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요새 모임 어플은 취향, 연령, 사는 곳, 모임 주제 등을 정확히 '타겟팅'해서 원하는 부분이 맞아 떨어지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해 준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다가 '정모(정기모임)'에 나가는 과거 방식보다는 훨씬 간결하고 직접적이다.

이런 형식의 모임을 만들어주는 어플 중에 '소모임'이라는 어플이 있다. 900건이 넘는 리뷰가 달릴 정도로 꽤 인기가 있다. "취미에 맞게 구성되어 있어서 어플 덕분에 동호회 생활이 기다려진다" , "관심사 비슷한 사람들과 알게 되어 좋다" 등 호평이 리뷰에 많이 달렸다.

'Open ads app'에서 실시한 '소모임' 어플 연령별 설치 분포
'Open ads app'에서 실시한 '소모임' 어플 연령별 설치 분포

애플리케이션 광고사 'Open ads app'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플 '소모임'은 소셜 부분 16위를 차지했다. 총 설치 수는 무려 46만 5006명을 넘어섰다.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연령별 설치 분포다. 20대(44%), 30대(44%)가 가장 많이 다운로드했다. 모바일 어플로 친구를 만드는 게 친숙한 세대다.

'소모임' 김영민 대표는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시대에 나랑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날 수 없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어플을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 30대가 더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고, 폭넓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좌) MOA, (중) 소모임, (우) 1KM
(좌) MOA, (중) 소모임, (우) 1KM

어플 '소모임' 외에도 위치를 기반으로 동네 친구를 만들어주는 '1km', 공통된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싱플', 주말 힐링여행, 즐거운 만남을 내세우는 '모아' 등도 인기를 끌고 있는 어플이다.

(좌) 점심시간 모임 어플 하는 사람들, (우) 실제로 가입하는 모습
(좌) 점심시간 모임 어플 하는 사람들, (우) 실제로 가입하는 모습
실제로 가입 절차에 들어간 모습
실제로 가입 절차에 들어간 모습

어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임 어플들은 보통 이름, 성별, 생일, 지역 등 간단한 신상정보를 입력한 뒤 관심사, 업종 등을 적으면 내가 선택한 것들을 바탕으로 '추천 모임'이 뜬다. 모임 이름, 정모날짜, 장소까지 바로 알려준다.

어플을 이용해 보드게임 동호회에 참석한 최주영(33) 씨는 "진짜 유용하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고 말했다. 통기타 동호회라는 또 다른 어플 이용자 이정수(29) 씨도 "새로운 취미 생활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모임 어플'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예측이 안된다는 단점도 있다. 일단 참석하기 전에는 실제로 어떤 성격 등을 지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만남 자체를 가볍게 여겨, 참석 여부가 제대로 통제 안 될 수도 있다. '인간 관계'가 주는 기본적인 의무감이 없어서다.

어플을 이용해 모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권예진(27) 씨는 "어디서 사는지, 무슨일을 하는지 나이도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며 "무례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대면했을 때 예상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 소모임 어플, (우) 싱플 어플
(좌) 소모임 어플, (우) 싱플 어플

* 이 기사는 박주연 기자와 함께 썼습니다.

home 최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