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했던 10대 여성, 21살에 '안면 이식'으로 새 삶

2018-08-16 14:00

미국 역사상 '최연소' 안면이식 환자가 됐다.

Watch One Family’s Journey Through a Life-Changing Face Transplant

Follow one family's journey through the agony of waiting for a donor, a 31-hour surgery, and the prospect of a long road to recovery. Watch the full documentary: https://on.natgeo.com/2w5iGo1

Posted by National Geographic on Tuesday, August 14, 2018

"이제 두 번째 인생을 살 기회를 얻었어요"

케이티 스터블필드(Katie Stubblefield·21)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4년 5개월 전인, 지난 2014년 3월 25일, 케이티는 미국 미시시피주에 있는 친오빠 집 화장실에서 자살 시도를 했다. 라이플로 자신의 얼굴을 쐈다.

케이티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얼굴 상당 부분을 잃어 버렸다. 지난해 5월 4일, 케이티는 31시간에 걸친 얼굴이식 대수술을 받았다. 드디어 혼자 힘으로 씹고 삼키고 숨쉴 수 있게 된 순간이었다.

미국 매체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 역사적인 수술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잡지 커버스토리를 지난 14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자살 시도 전 케이티 스터블필드(좌)와 얼굴 이식 후 모습(우) /내셔널 지오그래픽
자살 시도 전 케이티 스터블필드(좌)와 얼굴 이식 후 모습(우) /내셔널 지오그래픽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자란 케이티는 유머감각이 있는 쾌활한 소녀였다. 하지만 10대 후반이 되면서 점점 학업과 스포츠에서 최고가 되야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케이티는 남자친구를 사귀게 됐다. 이 즈음 케이티는 맹장을 떼내는 등 소화기관과 장이 좋지 않아 온갖 고생을 했다.

2014년 3월 25일, 그녀는 우연히 남친 휴대폰에서 남친이 다른 여자와 나눈 문자를 보게 됐다. 케이티는 남친에게 따졌다. 남친은 그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말했다.

케이티는 마음이 무너진 채 큰 오빠 집으로 갔다. 오빠가 사냥용 라이플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오빠는 총 소리에 놀라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는 "(화장실에 갔을 때) 동생 얼굴이 사라지고 없었다"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온갖 어려운 수술을 거쳐야 했다. 얼굴 내부에 있는 여러 기관과 뇌가 흘러내리지 않게 막는 건 몹시 어려운 작업이었다. 눈알도 자꾸 떨어져 내리려 했다.

클리브랜드 클리닉
클리브랜드 클리닉

이식 전문 병원 '클리브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은 케이티 가족에게 안면 이식을 제안했다. 기증자를 애타게 기다렸다. 마침내 약물 남용으로 사망한 31살 여성 아드레아 슈나이더(Schneider)가 기증한 안면으로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슈나이더가 기증한 얼굴과 장기 등으로 7명이 새 삶을 찾았다.

2017년 5월 4일 드디어 수술은 시작됐다. 11명 외과의사가 31시간 동안 행한 대수술이었다. 3D 프린팅 등으로 얼굴 모형을 사전에 제작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안면 이식 수술은 여전히 미국에서도 '실험적인' 단계의 수술로 분류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시도였다. 마침내 수술은 무사히 마쳤다.

수술 직전 설명을 듣는 케이티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술 직전 설명을 듣는 케이티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술을 집도한 개스트먼 박사는 "새로운 코, 입, 눈썹, 턱 등으로 이제 그녀는 사회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른 젊은이들과 같은 미래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지난해 8월 1일 퇴원했다. 그녀는 면역억제제(이식 후 거부반응을 줄여주는 약)를 투여받으면서,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걸 배우고 있다. 케이티는 학교로 돌아가서, 자실 생존자를 위한 카운슬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안면 기증자 아드레아 슈나이더
안면 기증자 아드레아 슈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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