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논란 "이용자 이익 증가”vs“기업간 빈익인부익부 심화”

2018-07-19 17:40

망중립성 미래 정책토론회, "사회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망중립성 원칙을 놓고 산업계, 학계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등 논란이 한창이다. 망중립성 완화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이용자의 통신요금 절감 효과가 있어 '제로레이팅(스폰서요금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반면 강화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기업간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와 통신사 자회사 수직계열화로 중소 콘텐츠사업자(CP)가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공동 주관하는 ‘4차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의 미래 정책토론회’가 19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지난달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한 가운데, 국내 인터넷 망 활용에 있어 쟁점이 되고 있는 ‘망중립성’원칙에 대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고자 개최됐다.

신 의원은 환영사에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시점에 망 중립성을 강경하게 지켜내야 할 원칙으로만 여기는 것도, 그렇다고 전면 폐지해 시장경제의 불확실성에 미래를 맡기는 것도 위험성이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인 합의점을 찾아 우리의 상황에 알맞도록 신중하게 개혁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이 될 5G 통신망 구축을 위한 천문학적인 투자비가 필요한데,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와 인터넷사업자 중 어떤 주체가 비용을 감당하느냐에 대한 논의도 심화되고 있다"며 "통신업자는 통신망을 이용하는 플랫폼 사업자들과 적정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인터넷사업자는 망 중립성의 강화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 기반이라고 강조한다.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성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 생태계는 ISP와 CP, 기기, 이용자들이 서로 상호 외부효과적 이익을 주고받는 복잡한 보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비용을 공유 또는 배분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망중립성 원칙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으로 ▲대규모 인터넷기업들의 등장으로 양면시장 구조상 불균형적인 특징이 나타나고 있는 점 ▲비디오 트래픽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 ▲결국 OTT의 활성화로 기존 통신방송 서비스와 경쟁이 벌어지는 점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제로레이팅(스폰서요금제)'에 대해 "인터넷 트래픽의 부당한 차단이나 차별이 있을 때 망중립성에 위반되는 것이며, 요금제일뿐 MNO(이동통신사업)의 트래픽 처리와는 무관하다"며 "결과적으로 망 이용대가 정산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말했다. 이어 그는 "제로레이팅이 CP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G의 네트워크 슬라이싱에 대해서는 관리형 서비스 활용을 본격화 하는 것으로 최선형 인터넷 품질이 적정수준 이하로 저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중립성 원칙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제로레이팅은 소비자후생 증진효과 및 통신비인하 효과가 있다"면서도 "망시장이 과점인 상황에서 자사제로레이팅을 허용하면 시장지배력의 전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망중립성 강화를 주장하며 "국내 통신사는 이미 국내 CP 및 이용자 양측으로부터 충분히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며 "제로레이팅이 활성화 되면 기업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망중립성 완화가 중소 CP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의 근간인 스타트업의 시장진입을 활성화하고 5G시대 망 수요 진작을 위해서는 망중립성의 강화는 필수적"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인터넷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 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류용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팀장은 "최근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로 인한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 투자와 수익의 불균형으로 인한 투자위축, 생태계 왜곡 문제 등으로 ‘기계적 동등대우·비차별’에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이 글로벌 플랫폼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망중립성 폐지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결국 망중립성이 ICT산업의 혁신과 투자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트워크와 CP간 제휴 서비스의 한 형태로서 공동 제휴를 원하는 모든 CP에 대해 차별 없이 수용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제로레이팅은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여, 가계통신비 인하 및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home 정문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