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여성가족부 장관 페북글)

2018-07-08 08:30

경찰은 집회 참석인원을 1만8000명으로 추산했다.

지난 7일 혜화역 시위 현장 / 뉴스1
지난 7일 혜화역 시위 현장 / 뉴스1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3차 규탄 시위'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고 멀찌감치 이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백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사실을 알렸다.

정현백 장관은 "오늘 오후 혜화역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고 했다.

정 장관은 "많은 여성들이 노상에 모여 함께 분노하고 함께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다"라며 "여러분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멀리에서 지켜보았지만, 스크린과 마이크 도움으로 여러분들 의견을 경청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 장관은 "국무위원의 한 사람이자,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라며 "여러분들이 혜화역에서 외친 생생한 목소리를 절대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재기해(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빗대 남성 자살을 뜻하는 은어)"라는 구호를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한 집회 참자가는 “문재인 대통령도 재기하십시오"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집회가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2만 명이 모였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6만 명까지 인원이 늘었다. 경찰은 이날 최종 집회 참석인원을 1만8000명으로 추산했다.

정현백 장관이 페이스북 올린 글 전문이다.

오늘 오후 혜화역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노상에 모여 함께 분노하고 함께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멀리에서 지켜보았지만, 스크린과 마이크의 도움으로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뜨거운 땡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촬영을 비롯해 성범죄를 근절하지 못하는 국가기관과 우리 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성토했습니다. 국무위원의 한 사람이자,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여러분들이 혜화역에서 외친 생생한 목소리를 절대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