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찬성도 반대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 상황

2018-07-05 11:40

예멘 난민 수용 문제는 이제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페이스북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 신청자 수용 문제는 이제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찬반 논쟁이 격화하고 있는 주요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예멘 난민 문제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 태도는 여전히 애매모호하다.

문 대통령은 현재 예멘 난민 수용 문제와 관련한 '현황 파악'만 지시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이런 사실을 출입기자들에게 전했다.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보고 받고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지시

당시 한 출입기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게 "난민 문제 전반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의겸 대변인은 "이번 예멘 난민 문제를 대하는 방향을 고려해 (청와대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만 답했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가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자, 지난 4일 청와대 정례브리핑 때에는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한 출입기자들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도 청와대는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예멘 난민 문제 입장 왜 안 내느냐?” 질문에 청와대가 답변했다

지난 4일 한 출입기자는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현황 파악을 지시했는데, 그 이후에 대통령이 어떤 회의를 주재하거나 보고를 따로 받은 적이 혹시 있었나?"라고 질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난민 문제에 대해 보고는 받으셨을 것이다. 상황 파악을 해 보라고 지시하셨으니까"라며 "그런데 별도의 회의를 주재하거나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입기자는 "지난번에 청와대 입장을 정리해 낸다고 했는데 그것은 언제쯤 내게 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의겸 대변인은 "법무부 대책 발표로 갈음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청와대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멘 난민 수용과 관련해 다양한 찬반 청원이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예멘 난민 반대 청원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5일 현재 해당 청원 동참자 수는 60만 명을 넘긴 상황이다.

제주 예멘난민 문제에 국민청원 봇물…20만 참여한 불허 청원도(종합)
청원 제안자는 "유럽과 다른 선진국은 난민 문제에 대해 사죄한 역사적 선례가 있다. 과연 대한민국이 난민을 받아줘야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길 바란다"며 "자국민 치안과 안전, 불법체류 외 다른 사회 문제를 먼저 챙겨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재 20만 명을 돌파한 예멘 난민 반대 청원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인권 상담을 위해 제주이주민센터에 대기 중인 예멘 난민 신청자들 / 뉴스1
지난달 29일 인권 상담을 위해 제주이주민센터에 대기 중인 예멘 난민 신청자들 / 뉴스1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