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뜻밖의 요구사항'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필리핀 바나나' 얘기가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은 바나나 등 열대과일 수출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이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을 개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필리핀의 관심을 잘 알고 있다"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돼 필리핀 측이 원하는 바나나 시장 개방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바나나는 한국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지난해 7월 이마트는 바나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76억 원을 기록했다고 했다. 당시 바나나는 331억 원에 그친 사과를 제치고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필리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 역시 한국 내 필리핀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보호·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우리(한국 기업들)는 필리핀의 다양한 건설·플랜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관심을 두고 지원해달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직후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을 했다. 취재진 앞에서 악수를 나눌 때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표정 변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