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성차별적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홍익대 사건은 수사 장소와 대상이 특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번 사건은 범행 장소가 미대 교실이고 (수업에) 참여했던 사람으로 (대상이) 특정됐다"며 "용의자들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최근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발견됐다"고 했다.
이 청장은 "피의자 성별에 따라 속도를 늦추거나 빨리하거나, 공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여성과 관련된 수사나 성범죄는 경찰이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 모델 안모(25) 씨가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동료 남성 모델 나체 사진을 찍어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 씨는 해당 사진을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렸다.
안 씨는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피해자 A씨와 함께 누드모델로 일하러 갔다. 그러던 중 모델들이 함께 쓰는 휴게공간 이용 문제를 두고 A씨와 다툰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2일 안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성별과 관계 없는 '몰카 범죄' 수사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2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제안자는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고, 피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에 재빠른 수사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여성과 남성 둘 다 동등한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7시 현재 해당 청원 동참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