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380명이 집단 자결한 흔적이 남아있는 일본 사원

2018-05-07 17:20

호센인은 액자정원으로 유명하다.

유적지가 밀집해 있는 일본 교토에는 한 번쯤 들려야 할 곳이 있다. 교토 북부의 한적한 마을 오하라에 있는 호센인이다.

호센인은 액자정원으로 유명하다. 사찰의 목조 기둥이 하나의 액자를 이뤄 마치 벽에 걸린 풍경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700년 된 소나무의 위용도 대단하다.

유튜브, 정재용

그런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피천장'이다. 피천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1600년으로 가야 한다. 이때 교토 남부 후시미성에서는 세키가하라 전투의 서막을 알린 혈투가 벌어진다.

후시미성을 지키고 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병사 2000여 명은 이시다 미쯔나리 4만 대군에 대항해 맹렬히 싸운다. 하지만 끝내 성이 함락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신 도리이 모토타다는 적에 포로로 사로잡히기 보다 죽는 것을 선택한다. 마지막 남은 병사였던 380여 명 역시 도리이 모토타다를 따라 집단 할복한다.

이들의 피는 후시미성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이 핏자국은 세키가하라 전투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방치됐고,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마룻바닥은 교토 곳곳의 사찰로 보내져 천장으로 사용됐다.

호센인에 있는 천장 역시 이 마룻바닥을 사용한 것이다. 호센인 복도에 서서 천장을 바라보면 무장들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400년 전 운명의 날에 대한 증거로 여기저기에서 발자국과 손자국을 볼 수 있다"고 재팬타임스는 전했다.

home 김보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