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1만 명 넘어"... 다산 신도시 택배전쟁 관련 청와대 청원

2018-04-18 20:00

"오로지 주민들의 이기심과 갑질로 인한 것이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택배 전쟁'을 야기한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택배 문제 해결책으로 '실버택배' 도입이 추진되자 네티즌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비용은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해야 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핫이슈다.

전날 올라온 이 청원글은 게시된지 하루 만에 11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인은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이 택배원 대상으로 갑질을 저질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바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실버택배 기사를 도입하고 관련 비용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또 "택배는 개인이 사적으로 구매하는 물건을 배달받는 서비스다. 공적 비용이 투입될 이유가 없다. 우편이라면 납득할 수 있으나 택배 서비스는 공공서비스가 아니므로 국가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 더군다나 다산신도시 입주자들이 택배 차량의 진입을 막은 것은 불가항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주민들의 이기심과 갑질로 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에게 차량 진입을 막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실버택배 기사 관련 비용은 전액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의 관리비용으로 충당해야 하며 공적 자금이 단 1원이라도 투입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다산신도시에서 김정렬 2차관 주재로 입주민 대표, 택배업계 등이 참여하는 '택배분쟁 조정 및 제도개선 회의'를 열어 중재에 나선 결과 '실버택배'를 활용한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아파트 인접도로에 택배차량 정차공간(Bay)을 설치하고 아파트단지 내 택배거점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실버택배는 아파트 거주노인 또는 인근 노인 인력을 활용하며 택배사는 기존의 택배 방식으로 아파트입구까지 배송한다. 아파트 내에서는 실버택배 요원이 주택까지 방문 배송하는 방식이다.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택배를 찾아가고 있다.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택배를 찾아가고 있다.

국민청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배송 금액 일부를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분담 지원한다'는 점이다.

청원글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택배 받는데 왜 국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거냐"는 등의 항의성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청원 참여인원이 20만명을 넘어서면 청와대나 해당 부처는 관련 답변에 나서야 한다.

다산신도시 일대 주민들은 '품격과 가치,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지상에 택배차량의 출입을 막고 택배기사들에게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을 이용하라고 안내했지만, 이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층고(2.1~2.3m)는 택배차량 높이(2.5~3m)보다 진입이 불가하다.

아파트측은 또 공지문을 내걸어 주민들에게 협조하지 않는 택배기사 대응 매뉴얼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형 택배사들은 "오후 6시 이후 택배를 아파트 정문앞 진입로 등에 동별로 분류할 테니 입주민들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맞서면서 이른바 택배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거 입주러시가 이뤄진 다산신도시는 인근의 타 신도시에 비해 교통망과 인프라 여건이 부족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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