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38) 씨가 제주 '4.3 추념식'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팬카페에 "자제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이효리 씨 온라인 팬카페에는 "이효리씨 자제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4.3추념식에 사회를 본다거나 나레이션을 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참 어쩔 수 없는 연예인이구나 생각을 한다"라며 "당장 철회하시고 자제해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는 "4.3은 제주 도민의 아픔이라고 감히 입으로 말을 하기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희생자와 유족들이 경건히 조용히 치르기를 원하는 자리"라며 "제발 연예인들 참석하지 말아달라. 광복절 행사나 3.1절 행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효리 씨 팬들은 이 글에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다. "단순한 인기 구걸이 아니라 가슴 아픈 역사를 널리 알리려는 의도", "(이효리 씨는) 제주도민으로서 자연스럽게 4.3에 관심 간 거고 방송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안 좋게만 보지 말아달라" 등 의견들이 제시됐다.
앞서 이날 제주의소리는 이효리 씨가 다음달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4.3 70주년 추념식에서 해설자로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도청 관계자는 "이효리 씨 섭외는 중앙정부에서 진행했다. 국내 대표적인 연예인이자 제주도민이 된 이효리 씨에게 4.3을 알리는 데 도움줄 것을 부탁했고 추념식 내레이션을 요청하게 됐다"며 "이효리 씨가 흔쾌히 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 제주 경찰이 시위 군중에 발포한 것을 시작으로 1954년 9월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 항쟁을 말한다.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 열 명 중 한 명 가까이 학살당했다.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사망자는 총 1만 4000여 명에 이르렀고 막 젖을 뗀 갓난아기를 포함해 민간인이 무차별적으로 희생당했다. 살아 남은 사람들도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오랜 기간 차별당했다.
제주 4.3 추념식은 2014년부터 국가추념일로 지정돼 정부 주관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