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하일지(임종주·62) 씨가 강의 도중 미투(Me Too) 운동과 성폭력 피해자를 비하하는 듯한 언행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동덕여대 재학생 커뮤니티 게시판에 하 교수 수업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하 교수가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고 김유정(1908-1937) 소설 '동백꽃'을 강의하며 비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하일지 교수는 강의에서 "처녀(점순이)가 순진한 총각을 X먹으려고 하는 내용"이라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성폭행한 거다.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물에는 하 교수가 안희정(52) 전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적었다. 그는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와 진실공방을 벌인 거면 사람들이 관심 안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학생이 "실명으로라도 폭로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자 “결혼한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라며 “질투심 때문에 고발했다”라고 답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강의 후반에도 하 교수가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고 적었다. 하 교수는 강의 후반에 한 학생이 강의실을 나가자 “방금 나간 학생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해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라며 “타인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15일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동덕여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하 교수는 이른바 꽃뱀 프레임을 이용해 2차 가해를 저질렀다. 미투 운동 의도를 비하하는 조롱을 일삼았다"라고 비판했다.
하 교수는 SBS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업 발언은) 2차 가해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다. (피해, 가해와 관련해) 흑백 논리에 빠져서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그럴 마음이 없다"라고 답했다.
하일지 교수는 1990년 소설 '경마장 가는 길'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