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0일 새벽, 수도권에 있는 휴게소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났다. 당시 안 전 지사는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차량을 타고 수도권 모처로 향하던 길이었다. 안 전 지사가 해당 언론사 기자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심정을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저를 고소한 분(김지은 씨)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라며 "제가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안 전 지사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들 때문"이라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겠는가.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묻고 가족들은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안 전 지사는 태연한 표정을 짓다가 불안한 듯 휴게소 주차장을 서성이며 연신 담배를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 9일 오후 5시쯤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조사를 받은 뒤 10일 오전 2시 30분쯤 청사 밖으로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취재진 앞에서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김지은 씨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며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취재진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는지 묻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