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윤서인 씨가 자신이 그린 '조두순 사건'을 소재 만화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문제의 만화에서 조두순을 '조두숭'으로 표현했다.
윤서인 씨는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만화에다 '조두숭'을 언급한 점, 제 잘못 맞습니다"라며 "피해자의 심정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 및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윤서인 씨는 "만화를 그릴 당시 천안함 유가족 인터뷰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처절한 절규에 화가 많이 나고 눈물도 났습니다"라며 "신명나는 축제 분위기에 편승해 천인공노할 악마가 초청되어 내려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
윤서인 씨는 "그래서 그를 국민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악인으로 비유해 국민적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그린 만화였습니다"며 "곧 출소할 악마에 대한 분노도 인지하고, 또 그와 동시에 그보다 더 잔혹한 악마에 대한 분노도 인지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서인 씨는 "하지만 비록 김이 조보다 백배는 더 나쁜 악마라도 표현에 세심해야 했습니다"라며 "피해자 심정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점 인정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라고 했다.
윤서인 씨는 지난 23일 미디어펜에서 연재하는 '미펜툰'에 한 컷 만화를 올렸다.
문제의 만화에서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은 다른 남성을 소개하면서 "딸아, 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오셨다"라고 말했다. 소개를 받은 남성은 "우리 OO이 많이 컸네. 인사 안 하고 뭐하니?"라고 말했다. 그 앞에 선 여성은 벌벌 떨고 있었다.
윤서인 씨는 만화에 "전쟁보다는 역시 평화가 최고"라는 문구도 적었다.
이를 두고 지난 2010년 천안함 참사 배후로 지목된 북한 김영철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는 것을 비난하는 의도라는 추측이 나왔다.
2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우롱하는 윤서인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비판 여론이 일자 미디어펜은 문제의 만화를 삭제했다.
윤서인 씨 사과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