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서만 발견되는 안구기생충에 사람이 최초로 감염되는 사례가 나왔다고 미국 매체 CNN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목장에 사는 28세 여성 애비 베클리(Abbey Beckley)는 지난 2016년 여름 알래스카에서 낚시를 하던 중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육지에 돌아온 뒤 눈에 들어있는 게 무엇인지 찾다가 눈꺼풀 아래에 벌레 한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길이가 1cm를 조금 넘는 반투명 흰색 벌레였다.
베클리는 "왼쪽 눈이 아주 가려운 데다 빨갛게 충혈됐었다"면서 "머리가 아파서 눈에 뭐가 있는지 보려고 눈꺼풀을 들어봤더니 벌레가 나왔다"고 말했다.
베클리는 "충격을 받아서 룸메이트 방으로 달려가 '이걸 봐야 한다. 눈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소리쳤다"면서 "보고 있는데 벌레가 움직였다. 그러더니 4초 후에 죽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안구 전문의를 찾아갔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베클리는 오리건 건강과학대학에 찾아갔다. 그곳에서 의사는 베클리의 눈에 벌레 4마리가 더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의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샘플을 보냈고 해당 벌레가 '텔라지아 굴로사(Thelazia gulosa)'라는 안구기생충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텔라지아 굴로사는 미국 북부와 캐나다 남부의 가축에서만 관찰되는 기생충이다. 인간이 이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CDC 박사는 "미국에서 안구기생충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11번째"라면서 "텔라지아 굴로사는 사람에게 감염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종"이라고 말했다.
베클리는 현재 눈에 있던 모든 안구기생충을 제거하고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베클리는 자신의 사례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베클리는 "나는 벌레를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는 기사나 출처를 찾을 수 있길 바랐다"며 "다른 사람이 이런 일을 겪는다면 내 이야기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