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진료 요청 수차례 묵살했다” 실명한 소년원 10대 수감자

2018-01-23 18:50

“제 눈이야 줄 수 있으면 주지요. 근데 쟤는 18살이잖아요. 만으로. 세상 살아갈 날이 너무 많잖아요”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소년원 생활을 하던 10대가 외부 진료 요청을 묵살당해 실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YTN은 전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10대 재소자 이 모 군이 왼쪽 눈을 실명하게 된 사연을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모 군 가족은 지난 8일 소년원에 있는 아들이 대학병원에서 눈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병원을 찾은 가족은 의사로부터 아들 왼쪽 눈이 실명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아들이 시력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군 가족은 지난해 초 아들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소년원 측은 외부 진료 요청을 수차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년원이 아들을 사실상 반년 가까이 방치하다가 눈이 아예 안 보이는 수준이 돼서야 병원에 데려갔다고 호소했다.

이 군 어머니는 "쟤(아들)가 막막하잖아요. 나이가 어리잖아요. 제 눈이야 줄 수 있으면 주지요. 근데 쟤는 18살이잖아요. 만으로. 세상 살아갈 날이 너무 많잖아요"라고 말했다.

전주소년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이후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었고, 갑자기 통증이 생겨 급하게 수술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매체에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춘천소년원이 복통을 호소하는 10대 수감자를 '단순 변비'라고 방치했다가 차후 대장암으로 밝혀진 사실이 수감자 아버지로부터 전해졌다. 당시 수감자 아버지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사는 곳까지 공개하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home 차형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