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어머니 “영화 1987, 마음의 준비가 안돼 못보겠어요”

2018-01-01 10:30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78) 여사가 영화 '1987'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6월 7일 이한열 열사 30주기 특별기획전 개막식에서 배은심 여사가   새로 공개된 이한열 열사 사진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6월 7일 이한열 열사 30주기 특별기획전 개막식에서 배은심 여사가 새로 공개된 이한열 열사 사진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78) 여사가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배 여사는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서 마음이 너무 아파 '1987' 영화를 못 보겠다"면서 "연세대학교 추모제뿐 아니라 많은 시위현장에 참여했지만, 영화 내용은 생각했던 그림과 다를 것 같다. 어머니로서 그 장면을 소화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분통이 터지고 억울한 그 심정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배 여사는 "마음의 준비가 되면, 영화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여사는 "젊은 세대들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잘 모른다. 30년이 지나 영화가 만들어진 만큼 (영화를 통해) 선배들이 어떻게 연대했는지 깨닫길 바란다"며 "민주주의는 특정인의 몫이 아니고 국민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배 여사는 "영화 '1987'은 국민의 힘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중한 가치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1987'은 6월 항쟁을 다룬 영화다.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가 숨진 과정을 담았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이한열(당시 21세)열사는 '6·10대회(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서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이 사건은 6월 민주 항쟁 기폭제가 됐다.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전두환 정부는 6월 29일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선언했다. 이한열 열사는 7월 5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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