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김정은이 서울 한복판에 떴다.
지난 26일 영국 BBC 방송이 "로켓맨이 서울에 떴다('Roket Man' lands in seoul)"라는 제목의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영상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분장을 한 남성이 서울 시내를 거니는 모습이 담겼다. 5 대 5 가르마로 머리를 넘긴 그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까만 선글라스를 썼다. 그가 가진 우람한 풍채와 도톰한 턱살은 의도치 않게 김정은 외모마저 완벽히 재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드래곤 김(Dragon Kim)'이라고 소개했다. 드래곤 김은 "4년 동안 분장을 해왔어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사람들이 절 진짜 김정은을 닮았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의상을 사고 머리도 좀 비슷하게 바꾸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드래곤 김은 한국인들이 코스프레를 한 자신 모습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제가 정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내가 그저 재미를 위해서 이런 일을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에서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고 한다. 드래곤 김은 "제가 미국 같은 외국에 있을 때 몇몇 사람들은 제가 진짜 김정은인줄 알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너 여기있으면 안돼', '내 나라에서 나가'라면서 저한테 나쁜 말도 하고요, 때로는 주먹질을 하려고 한다든지 좀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어요"라고 덧붙였다.
거리를 지나던 한 시민이 "어디서 왔어요?"라고 드래곤 김에게 물었다. 드래곤 김은 "북한이요"라고 답했다. 다른 한 시민은 "몇몇 사람들은 그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가 무섭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영상에 소개된 드래곤 킴은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28살 김민용 씨다. 앞서 지난 2014년 핼러윈 데이 때 김민용 씨는 김정은 분장을 하고 홍익대 인근을 누벼 '홍대 김정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