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새벽 4시에 걸려온 전화로 고통 받은 남성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새벽마다 걸려오는 전화로 고통 받은 박휘순(61)씨 사연을 소개했다.
박휘순 씨는 제작진에게 "새벽 4시 10분쯤에 정확히 4통화씩 전화가 오고 있다"며 "그게 한 6년 정도 계속됐다고 할까?"라고 말했다. 박 씨는 "새벽에 일어나서 전화를 할 정도면 뭐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 이렇게 고민하게 되고 그렇죠"라고 했다.
그는 "분노도 일어나고 장난전화를 새벽같이 하는 게 누군가 나를 보면서 전화한다는 생각에 두려움도 있긴 있었죠"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박휘순 씨와 함께 새벽까지 전화를 기다렸다. 새벽 4시쯤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는 짧게 총 4번이 울렸다. 모두 박 씨가 받기 전 끊어졌다. 제작진이 "받아본 적 있으세요?"라고 묻자 박 씨는 "받을 수가 없죠. 계속 울리고 끊어지고 울리고 끊어지고"라고 답했다.
해당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봐도 신호만 갈 뿐 받는 사람은 없었다.
박 씨는 "경찰서에서도 이게 뭐 협박했다든지 문자를 보냈다든지 이렇지 않으면 조사 대상이 안 된다 이거죠"라며 "우리나라 입법에 통신법이나 이런 게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하더라. 제가 몇 번 가서 경찰서에 민원하니까 (전화가 걸려온) 위치를 알려준 거죠"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새벽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의 정체를 찾기 위해 전화가 걸려온 위치 주변에서 잠복했다.
새벽,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거는 한 남성이 제작진 카메라에 이틀 연속으로 포착됐다. 제작진이 남성에게 다가가 "어디 전화하세요?"라고 묻자 남성은 "친구한테요"라며 당황해했다.
제작진이 "박휘순이라는 선생님 잘 모르세요"라고 하자 남성은 "몰라요? 탤런트요?"라고 되물었다. 현장에 나타난 박휘순 씨는 남성을 보더니 "어이가 없네"라며 "왜 나한테 전화를 했지. 내가 잘 아는 사람이에요"라고 제작진에게 말했다.
남성이 "자네가 웬일이야"라고 하자 박휘순 씨는 "자네라니 무슨. 이제까지 전화했잖아. 나한테"라고 했다. 남성은 "그게 자네 번호라고? 자네가 이 사람 웬일이야 여기. 난 노래방 끝나고 가는 길이야 지금"이라고 전했다.
남성은 "내가 왜 당신한테 자네한테 매일 해 이 사람아. 고향 후배예요. 이 사람"이라며 횡설수설했다. 박휘순 씨와 남성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였다.
이후 남성이 매일 새벽마다 박휘순 씨에게 전화를 건 이유가 밝혀졌다.
남성은 과거 자신이 박휘순 씨를 불렀는데 박 씨가 나오지 않자 서운했다고 밝혔다. 박휘순 씨는 남성에게 "그래서 형님이 나한테 전화를 하는 건가? 내가 나오라고 했는데 안 나가서?"라며 웃었다.박 씨는 "같이 안 놀아 줬다고 그러나 참 환장할 노릇이구먼"이라고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남성에 대해 "지금까지 드러난 행동만 보게 된다면 약간 피해망상도 좀 있을 수 있고 어떤 하나의 본인이 추구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집착하는 그런 편집증적인 증상도 일부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