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SBS 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최근 최은주(가명·50) 씨가 당한 피습사건을 지난 1일 방송했다.
최은주 씨는 지난 10월 8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갈비뼈가 골절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 오른쪽 갈비뼈 12개 중 7개가 부러졌고 4번부터 6번 갈비뼈는 앞쪽과 뒤쪽이 다 골절됐다. 주치의는 "자전거를 타다가 절벽에서 떨어진 경우보다 심각하다"라고 진단했다.
최 씨는 현재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처음에 최 씨는 신원미상 남성에게 폭행당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최 씨가 수술 후 온 패혈증 쇼크 때문에 의식을 잃은 뒤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후 최은주 씨 피습사건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최은주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오토바이에서 내리다가 난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 씨가 난간에 부딪히는 바람에 늑골이 골절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주치의 입장은 달랐다. 주치의는 "최 씨 부상이 혼자 넘어져서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피가 변성돼 있다. 병원에 오기 전 누군가에게 폭행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법의학 교수도 "누군가에게 밟히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타격 때문에 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CCTV 영상을 본 영상 전문가도 "촬영 원리상 난간과 부딪혔다면 그림자가 사라져야 하는데 최 씨가 넘어질 때도 계속 그림자가 보이므로 난간과 접촉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최은주 씨 가족은 최 씨 전남편 김 모 씨가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2015년 뇌출혈로 전치 8주를 진단받을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 당시 최 씨 진술로 지목된 유력한 용의자가 김 씨였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가족들은 "그가 이혼 후에도 여러 번 찾아왔다고 했다. 2년 전 일에 대한 앙갚음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 박사는 "피해자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 가해자일 가능성이 짙다"라며 "피해자 인간관계에서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을 추려내 알리바이를 수사하는 것이 경찰이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