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심리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실추하기 위한 공작을 펼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MB블랙리스트와 어버이연합'이라는 부제로 MB 국정원의 실체를 파헤쳤다.
증언에 따르면 2007년 벌어진 노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은 국정원의 작품이었다. 앞서 방송에서 전 국정원 서버 관계자는 "논두렁 시계 아시죠? 그것도 국정원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말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명품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뒤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전 국정원 서버 관계자는 "국정원 심리전단 팀이 어떻게 하면 더 치명적으로 갈 수 있을지 수십 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되는 '논두렁에 명품 시계'라는 단어를 사용해 서민 이미지의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국정원의 공작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선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을 모욕적으로 합성하는 데 국정원이 관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심리학자의 자문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 국정원 심리전단 관계자는 "'영정 사진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방법이 뭔지 아냐?'고 다들 '어릴 때 사진에 낙서하지 않았냐?'고 그러면서 '낄낄거리지 않았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모욕을 주는 3단계 방법이라는 심리학 이론을 응용했다"며 "1단계는 권위 훼손하기, 2단계는 주위에 있는 사람이 떠나가게 만들기, 마지막 3단계는 고립시키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