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잘못해서 때렸다더라” 강릉 폭행 사건 피해자 언니 인터뷰

2017-09-05 12:30

이 씨가 올린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졌다.

*추가 사진있습니다 *조금 다르게 전달되는 부분이 많아 다시 글 씁니다 - 부산 사건이 아니라 강릉 사건입니다 - 가해자는 4명이 아니라 5명입니다 ( 3명은 00년생 2명은 01년생입니다) 사건 요약 - 7월...

이한나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9월 4일 월요일

"부산 폭행 사건을 보며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5일 새벽 이 모(20) 씨는 페이스북에 장문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지난 7월 17일 새벽 3시, 강릉 경포해변에서 본인 여자 동생이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동생이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던 중 집단 폭행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다섯 명이 돌아가며 동생을 구타했다"라며 "동생 휴대폰을 모래에 묻고 동생 지갑 속 돈을 빼갔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그중 한 명은 아는 오빠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동생을 때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단체채팅방에도 올렸다"라고 밝혔다.

이 씨가 올린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졌다. 시민들은 '제2의 부산 폭행 사건'이라며 분노했다.

경찰은 가해자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감금과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가해자 1명은 조사에 응하지 않은 상태다.

이 씨와 나눈 인터뷰다.

기자 : 동생과 가해자들이 각각 몇 살인가요?

이 씨(이하 이) : 동생은 2000년생 18살입니다. 가해자들은 2000년생이 3명, 2001년생이 2명이고요. 모두 여자입니다.

기자 : 당시 동생을 어떻게 발견했나요?

이 : 폭행 이후 동생이 파라솔 밑에 있었어요. 가해자들이 "신고하면 너네 언니 죽인다, 너 집에 가면 신고할거지"라고 말했거든요. 자기도 그 상태로 집에 가긴 무서웠나봐요. 근데 날이 덥고 여름이잖아요. 동생이 그 상태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어요.

마침 제 친구들이 해수욕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친구들이 동생과 가해자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어요. 동생은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고요. 친구들 말로는 가해자들이 쓰러진 동생을 보며 "쟤 쇼하는 거다, 연기하는 거다"라고 했대요.

기자 :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았나요?

이 : 아니요. 그중 한 명은 사건 발생 이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조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법적 처분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 가해자들이 사과했나요?

이 : 아니요. 단 한 명도 우리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하나같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나왔습니다. "걔가 잘못하니 때린 거다"라는 말도 들었어요.

기자 : "잘못하니 때린 거다"가 무슨 말인가요?

이 : 동생이 먼저 잘못했다는 얘기죠. 몇 년 전 중학교 때 일까지 꺼내 폭행 이유로 갖다 댔어요. 제 동생이 아예 잘못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이게 사람을 그 정도로 때릴 사유냐는 거죠.

기자 : 동생 상태는 어떤가요?

이 : 현재 정신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외상 치료는 거의 끝나가지만 정신적 트라우마는 평생 남겠지요.

기자 : 병원비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보상을 받았나요?

이 : 전혀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지역센터에서 병원비를 일부 지원해주긴 했습니다. 다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버지께서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정신병원 치료비 이전에 응급실 치료비만 100만 원이 넘게 나왔습니다.

기자 : 현재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길 바라나요?

이 : 우선 제대로 된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또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합니다. 가해자들은 자기가 미성년자라 처벌이 약하게 받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약하게 받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실은 이번 부산 폭행 사건을 보며 너무나 제 동생 이야기 같아 이입이 많이 됐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합니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