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들고 무릎을 꿇려 찍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가해 여중생들을 조사해 입건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여중생 A(14)양과 B(14)양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양 등은 지난 1일 오후 8시 3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에서 공사 자재 등 주변 물건으로 C(14)양을 마구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은 뒷머리와 입안이 찢어지면서 피가 몸을 타고 많이 흘러내렸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행인의 신고를 받은 119와 경찰은 골목 주변에서 C양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범행 후 달아난 A양과 B양은 3시간쯤 뒤 112로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A양은 무릎 꿇은 C양의 사진을 찍어 아는 선배에게 보낸 뒤 "심해?" "(교도소)들어갈 것 같아?"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메시지를 받은 선배가 A양 등을 혼내며 해당 사진들을 SNS에 공개하자 네티즌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공분이 일기도 했다.
SNS에는 A양 등이 흉기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졌지만, 경찰은 흉기 사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심리적 피해를 호소하는 C양이 어느 정도 치료를 마친 3일 오전 병원으로 찾아가 C양의 진술을 확보하고 가해 여중생도 잇따라 조사했다.
경찰은 가해 여중생들과 피해 여중생이 이날 처음 만난 사이라고 밝혔다.
C양이 A양 지인에게 옷을 빌린 것 때문에 우연히 함께 만났는데, A양 등이 "C양의 태도가 불량하다"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 등은 "C양이 피를 너무 많이 흘리는 것에 놀라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자수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과 B양은 형법상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나이가 어려 향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 신병처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