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에 나선 MBC 아나운서 27명이 마이크를 들고 사측 탄압 사례를 폭로했다.
MBC 아나운서 27명은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아나운서들은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손정은 아나운서는 간부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손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 이후 방송에서 배제됐고, 2015년 이후에는 라디오 뉴스만 진행했다. 하지만 그나마 하던 저녁종합뉴스마저 내려오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를 알 수 없는 채 하차했는데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임원회의에서 고위급 간부가 '손정은이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했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최근 퇴사한 김소영 아나운서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아나운서는 "저의 동기(김소영 아나운서)는 누구보다 실력 있고 유능한 아나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뉴스 투데이'에서 갑자기 하차하게 된 이후로 무려 10개월 동안 방송을 할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당했고 결국 떠밀리듯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지난 5년간 이렇게 11명의 선배들이 그토록 사랑하던 회사를 쫓기듯 떠나고, 11명의 선배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내 하나뿐인 동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슬픔을 넘어 자괴감과 무력감, 패배감 때문에 괴로웠다. 나뿐 아니라 남아있는 아나운서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8일 MBC 아나운서 27명은 총파업에 합류했다. 이들은 18일 오전 8시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