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국 맥주 업체가 DNA 분석을 통해 개인 '입맛'에 최적화한 맥주를 개발했다.
영국 그리니치에 있는 맥주 업체 민타임(Meantime)은 지난해 12월 현지 유전자 기술업체 '23andMe'와 협력해 DNA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개인 취향에 따라 맛을 조정한 맥주 '더블 헬릭스'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블 헬릭스'는 이 회사 브루마스터(양조기술자) 시에란 기블린(Giblin)의 DNA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기블린의 DNA를 채취, '쓴맛수용체'라 불리는 유전자 TAS2R38를 분석해 쓴맛과 단맛 가운데 어떤 맛을 얼마나 더 좋아하는지 파악했다.
민타임은 이 결과를 맥주 제조 과정에 반영했다. 기본 맥주로 붉은 빛과 쓴맛이 특징인 '잉글리시 인디아 페일에일(IPA)'을 정하고, 쓴맛을 좋아하는 기블린을 위해 홉(Hop)의 비율을 2배로 높였다. 민타임에 따르면 더블 헬릭스는 '세계 최초의 맞춤형 맥주'라고 한다.
기블린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현지 매체 '더 워프(Wharf)'에 "산업 분야에 유전자 기술 적용 가능성을 놓고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며 "나는 이를 시험하기 가장 좋은 대상으로 '맥주'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민타임 측은 이 기술을 상용화한 '민타임 베스포크'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유전자 채취, 분석부터 맞춤형 맥주 제조(약 1200ℓ)까지의 비용은 2만 5000유로(약 3000만 원)로 조금 비싼 편이다. 맥주 이름은 고객이 직접 짓는다. 기블린은 "당신이 열렬히 사랑에 빠질 맥주를 찾고 있다면 (비용이 조금 높아도) 민타임의 '맞춤형' 맥주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민타임 측은 비용을 추가하면 개인의 손 모양을 바탕으로 그립감을 살린 전용 맥주잔도 제공한다.
민타임 관계자는 "이외에도 고객이 맞춤형 맥주 양조 과정에 참여, 홉과 곡물 비율 등을 직접 조절하는 기회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23일 UPI 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