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랜 애플 유저다. 2010년에 산 첫 번째 스마트폰은 ‘아이폰 3GS’였다. ‘아이폰5’를 거쳐, 지금 ‘아이폰 6S 플러스’를 2년째 사용하고 있다. 내가 아이폰을 계속 고집한 이유는 익숙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시리즈가 모든 스마트폰 가운데 제일 빠르고, 예쁘다는 편견도 있었다. 이왕이면 ‘애플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애플 팬이지만, LG ‘G6’는 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다. 지난달 ‘G6’를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 베젤(테두리)이 얇은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 ‘아이폰’보다 더 깔끔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한 번쯤 ‘G6’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침 1주일가량 ‘G6’를 써볼 기회가 생겼다.
길어서 보기 편한 5.7인치 ‘풀비전’ 디스플레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디스플레이가 ‘길다’는 점이다.
‘G6’는 5.7인치 ‘풀비전’(FullVision)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화면비는 18:9다.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이런 화면비는 처음이다.
화면 길이를 더 늘였기 때문에, ‘G6’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 실제로 웹사이트나 웹툰을 볼 때, 더 많은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편했다.
세로가 긴 덕분에 카톡이나 문자를 보낼 때, 가상 키보드가 올라와도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상단에 훨씬 많은 영역이 보였다.
화면은 크지만, 본체는 잡기 쉬워졌다. 5.5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폰 7 플러스’ 가로 길이는 77.9mm다. ‘G6’는 이보다 큰 5.7인치이지만, 가로 길이는 71.9mm에 불과하다.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와 얇은 베젤 덕분이다.
‘G6’를 실제로 잡으면 한 손에 쏙 들어간다. 무게는 163g으로 가벼운 데다가, 그립감도 뛰어났다. 손이 작은 친구들도 ‘G6’를 만져본 뒤, 한 손으로 쥐는 느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편한 풀비전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왜 이제야 나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G6같은 긴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출시되는 스마트폰 사이에서 대세가 될 것 같다.
‘카툭튀’없는 매끈한 ‘미니멀리즘’ 디자인
‘G6’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뻤다. 깔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하단 베젤의 LG 마크도 그리 눈에 띄지 않아 거슬리지 않았다.
‘G6’ 전·후면부에서는 돌출된 부위가 하나도 없이 매끈하게 이어졌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발달하며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가 없는 스마트폰을 찾아보기 점점 어려워졌다.
‘G6’에서는 아이폰 7 플러스 등에 있는 ‘카툭튀’를 전혀 찾을 수 없다. 듀얼 카메라부터 전원 버튼까지 튀어나오거나 들어간 부분이 전혀 없어서 디자인이 훨씬 깔끔하다.
‘G6’ 본체는 메탈과 강화 글래스 재질로 이뤄졌다. 테두리는 무광 메탈 재질로 마감됐는데 무척 고급스러웠다. 뒷면부는 글래스를 적용해 빛이 감도는 느낌을 줬다.
본체를 손으로 쓱 만져봤는데, 촉감도 좋았다. 휴대폰 케이스로 덮기 아까울 정도였다.
영화는 극장 말고, ‘G6’에서 보자
넷플릭스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국 드라마 ‘더 크라운’을 ‘G6’로 감상했다.
긴 화면 덕분에 ‘몰입감’이 훌륭했다. 영화에서는 1.85:1(플랫) 비율과 2.35:1(와이드 스크린) 비율이 자주 쓰인다. 2:1(18:9) 비율인 ‘G6’는 영상 콘텐츠에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G6’는 스마트폰 최초로 HDR 규격인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HDR 10’을 동시 지원한다. HDR은 화면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실제와 같은 빛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더 크라운’은 버킹엄 궁전 내부를 재현한 세트, 화려한 의상 등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G6’로 ‘더 크라운’을 보니, 광원을 비롯해 섬세한 디테일을 더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G6’ 해상도는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뛰어나다. ‘G6’의 QHD+(2880*1440) 디스플레이는 1인치당 화소 수인 PPI가 564개에 달한다. 그에 비해 아이폰7 플러스의 해상도는 FHD(1920*1080)로 더 낮다. PPI는 401개에 불과하다.
‘G6’의 영상 표현력은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영상 콘텐츠를 자주 보는 유저라면 ‘G6’보다 적절한 스마트폰은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사진 찍을 맛 나는 ‘광각 카메라’
카메라 기능은 LG전자가 ‘G 시리즈’를 출시할 때 가장 강조하는 기능 가운데 하나다. ‘G6’에서도 카메라 기능은 여전히 훌륭하다.
‘G6’는 후면부에 듀얼 카메라(광각·일반각)를 장착했다. 후면 광각과 일반각 모두 13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다.
‘아이폰 6S 플러스’ 유저로서, 처음 접한 광각 카메라가 제일 신기했다. 후면 광각 카메라는 더 넓은 배경이나 사물을 찍을 수 있다. ‘아이폰 6S 플러스’에서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실하다.
G6로 찍은 사진
광각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왜곡된 느낌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사람의 시야각은 일반적으로 110도에서 120도 사이이다. 125도 화각의 후면 광각 카메라는 사진은 실제 인간이 보는 시야와 가장 흡사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게 돕는다.
‘G6’로 찍은 사진 색감은 무척 화려했다. 그러나 실제보다 색감이 약간 과장된 느낌도 들었다.
전면 카메라에도 100도 화각의 광각 카메라가 달렸다. 무거운 셀카봉이 없어도 여러 명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잡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쿼드 DAC’
‘G6’에서는 LG ‘V20’보다 성능이 더 향상된 신형 ‘쿼드 DAC’가 장착됐다. ‘DAC’는 디지털 음향 신호를 아날로그 음향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다. ‘DAC’ 성능이 뛰어날수록, 음의 왜곡이나 잡음을 더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G6’에 장착되는 ‘쿼드 DAC’는 ‘DAC’ 4개를 칩 한 개로 구현한 것이다. LG전자는 ‘DAC’ 1개를 사용했을 때에 비해 잡음을 최대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말로 ‘G6’로 음악을 들으면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음질이 좋을까? 음원 사이트 ‘지니’에서 태연의 ‘파인’ FLAC(무손실 압축 파일) 음원을 ‘G6’와 ‘아이폰 6S’로 각각 들어봤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둘 다 같은 이어폰을 이용했다.
‘G6’가 ‘아이폰 6S’로 들을 때보다 음질이 좋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폰 6S’에서는 ‘G6’보다 잡음이 많이 느껴졌다. 반면, ‘G6’에서는 잡음이 거의 없었다. 또 태연 보컬의 미세한 떨림까지 다 잡아내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는 음질 차이를 정확하게 잡아내는 소위 ‘황금 귀’는 아니다. 하지만 ‘G6’는 여태까지 사용한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에 비해 ‘넘사벽’이라고 느낄 만큼 뛰어난 음질을 갖고 있었다.
그 외에 ‘G6’는 방수·방진 기능을 도입했다. 방수·방진 기능은 최고 등급(IP68)으로 1.5m 깊이 물속에서 30분 동안 작동할 수 있다. 또 먼지, 모래 등으로부터 스마트폰을 보호할 수 있다.
‘G6’는 ‘G5’의 모듈 방식처럼 새로운 시도는 없다. 그러나 1주일간 ‘G6’를 쓰면서 ‘카메라’, ‘음질’, ‘방수·방진’ 기능 등 기본기가 탄탄한 휴대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디자인까지 빼어났다.
배터리 용량도 3300mAh로 충분했고, 퀵차지 3.0 기술을 채택해 빠른 충전을 가능케 했다. 무엇보다 18:9 비율의 5.7인치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애플 팬들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고집한다. 필자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G6를 써본 뒤, 그 생각은 약간 바뀐 것 같다. G6는 시원한 ‘풀비전 디스플레이’,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슬림한 디자인’, 빼어난 ‘영상 표현력’ 등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새 스마트폰을 고민한다면, ‘G6’는 꼭 한번 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