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인근 지하도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낙서가 등장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대구'에는 "X같은 세월호 잘 죽었다"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모욕, 비하하는 낙서가 쓰인 대구스타디움 인근 지하도 사진이 올라왔다.
페이지 운영자는 같은 날 "단원고 애X끼들 잘 뒤X다"라고 적힌 다른 지하도 사진도 공개했다. 운영자는 "(이런 낙서가 지하도에) 한 군데가 아니었다. 정말 어떤 생각을 가지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며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게 있는 걸까"라고 비판했다.
해당 게시물들은 각각 2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SNS에 퍼져 공분을 샀다. 운영자는 사진 아래 "CCTV 돌려서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공공시설물 훼손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을 본 한 시민은 이날 새벽 "유가족분들께서 이 사진을 보기 전에 다 지워버리고 싶다"며 낙서가 쓰인 곳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약품 등을 사다가 낙서를 모두 지웠다. 운영자는 "첫번째, 그리고 두번째 낙서까지 깔끔하게,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음에도 (한 시민이) 늦은 밤까지 고생해 지워줬다"며 "범인이 꼭 잡혀서 저지른 일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시민은 댓글에 "사진에 나온 곳은 모두 지웠다"며 "(비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나 기타 게시물은 시청에서 지우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하도를 관할하는 대구수성경찰서 고산파출소는 20일 "어제(19일) 밤 신고를 받고 지하도로 출동해 해당 낙서가 쓰여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쓴 걸로 보이는 래커 한 통을 지하도 주변에서 발견해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지하도 등 공공기물에 낙서하는 행위는 형법 366조(재물손괴 등)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