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음악이죠. 좋은 음악이 경쟁력입니다."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DJ 더 노드(The Nod·28)는 7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틀어주던 클래식 음반은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에 관심을 갖게 해준 초석이 됐다.
7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학창시절 '새로운 사운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작곡 프로그램을 이용해 곡을 쓰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EDM 음악은 성인이 돼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2010년부터는 덥 스텝(Dub Step)을 기반으로 한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덥 스텝은 2011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둔탁하고 느린 템포, 베이스와 드럼이 귀에 꽂히는 장르다.
2011년 발표한 더 노드 곡들은 국내 EDM 신(Scene)에서 차별화된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국내 EDM 프로듀서들에게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반 더 오스트(Van De Oost)', '워 보이(War Boi)', '턴 업(Turn up)' 등 여러 곡이 비트포트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트포트는 대표적인 일렉트로닉 음악 사이트다. 전 세계 일렉트로닉 음악이 발매되는 곳으로 많은 EDM 음악팬들이 이용한다.
비트포트 차트 상위권 랭킹 등 눈에 띄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DJ 더 노드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음악적 성장 배경 등을 말했다.
#더 노드_음악 #성장과정 #작업_스타일
- 더 노드(The Nod)라는 이름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
2011년도에 닉네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정했다. 본명이 노광식이라서 '노'라고 했다. NOD라는 단어에 '고개를 끄덕이다'라는 뜻이 있었다. 음악을 듣고 고개를 끄덕여라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계속 쓰고 있다.
- 언제 음악을 시작했나?
취미부터 시작하면 7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가 테이프나 이런 것들을 많이 틀어주셨다. 클래식을 많이 들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을 많이 좋아하게 됐다.
초등학생 때 왈츠도 만들어봤다. 애들이 만들 수 있는 만한 수준의 곡들을 많이 썼었다. 피아노 선생님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알려주시기도 했었다. 그렇게 악보를 그렸다.
중학교 2학년 때쯤에는 베이스를 쳤다. 그렇게 밴드도 만들었다. 메탈리카 등 해외 록 밴드 음악을 많이 들었었다. 고등학생 때는 입시 음악을 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하면서 입시도 목적으로 했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했다고 시기를 정확히 말하자면 중3때부터인 것 같다.
- EDM으로 노선을 정한 건 언제부터 인지 알고 싶다.
EDM으로 확실한 노선을 정한 건 2009년부터다. 정말 자연스럽게 넘어봤다. 저는 혼자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다.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들이 그랬다. 그전에는 어깨너머로 배웠다면, 본격적으로 노선을 정하면서는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겪었다.
- 어떻게 음악 공부를 했는지 말해달라.
레슨은 따로 받지 않았다. 무시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한국에는 가르쳐 줄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나 외국 포럼에서 정보를 얻었다.
저는 음악이나 예술은 독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덥 스텝을 주로 하는 아티스트라는 이미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항상 다양성을 추구했었다. 음악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덥 스텝만을 하지는 않았다. 저는 센 음악을 좋아했다.
- 한동안 근황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팬들 얘기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쉬었다기보다는 혼자 준비를 많이 했다. 준비가 많이 안 됐다는 생각이 있었다. 작업실에 계속 있었다. 그때 곡을 정말 많이 썼다. 버린 노래들도 많았다. 작업을 진짜 많이 했다.
- 비트포트 랭크에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당시 기분과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비트포트를 많이 쳐주진 않지만, 그래도 비트포트 덕분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얻었다.
- 지난해 발표한 ‘떠나버려’, ‘여름안에서’ 같은 곡은 어떻게 작업하게 된 건가?
회사 관계자 소개로 D.O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음악을 내게 됐다. 이현도 씨가 이런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해서 하게 됐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 음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말해달라.
기분 좋았던 일들이 몇 가지 있었다.
지난해 7월 말에 나왔던 '턴 업'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이 비트포트 덥 스텝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포스트 스크릴렉스라는 위치에 있는 존 보이라는 유명 아티스트가 제 노래를 틀었다는 얘기를 해외 팬들에게 들었다. 이런 아티스트들이 나를 좋아하고 혹시 다른 아티스트들도 제 노래를 틀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워보이는 BBC 라디오에서 현지 DJ가 틀었었다. 거기서도 "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아티스트가 차트에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 하루 대부분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 작업 스타일은 어떤지 말해달라.
보통 작업은 12시간 이상한다. 작업 스타일은 그때마다 다르다. 작업은 다발식으로 많이 한다. 시작하는 방식이 여러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곡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용도에 따라 노래를 만든다.
영감이 올 때마다 곡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이하 위키트리
#한국 EDM #아이돌 #신인_아티스트
- 한국에서 EDM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은 장벽에 부딪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스웨덴 등 현지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장벽을 느낄 수도 있긴 하다. 한국은 아직 페스티벌을 중심으로만 발전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곡 퀄리티나 언어 장벽에서 있는 것 같다.
보통 대형 레이블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서브 레이블에도 문을 두드려야 한다. 저도 데모를 정말 많이 돌렸다. 대형 레이블에서 지금 음악을 내는 분들 중에도 처음에는 서브 레이블에서 시작했던 분들이 많다.
- 국내 EDM 아티스트들이 어떤 식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지?
결국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경쟁력이고 무기다.
- 국내 EDM은 대부분 아이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내 EDM이 넓혀져가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수준이 낮은 작품들이 나왔다고 하면 대중들이 판단할 몫이다. 제가 판단할 이유는 없다. 저는 크게 코멘트할 내용이 없다.
#2017 #더_노드
- 더 노드를 대중이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는가?
저는 결과물을 만들고 판단은 대중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EDM 장르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새로운 사운드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
사람들은 사실 익숙한 사운드를 좋아한다. 저도 그런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제가 만든 음악의 질감들을 함께 표현하려고 한다. 저는 개성을 가지려고 한다.
- 앞으로 활동 방향이나 준비하고 있는 음악들이 있는가?
2017년에는 더 많이 활동할 계획이다. 새 앨범도 준비 중이다. 이 앨범에는 제가 하는 음악이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the_nod #인스타그램 #일상 #작업 #동물
이하 인스타그램, The Nod
*사진 = 전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