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49) 씨가 페이스북에 박사모 집회를 규탄했다.
17일 신대철 씨는 SNS에 "안국역 앞에서 시위하는 친박 단체들이 우리 아버지가 작곡한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라며 아버지가 노래를 만들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신대철 씨 아버지는 한국 록 음악 대부로 불리는 가수 겸 작곡가 신중현(78) 씨다. 신대철 씨는 "70년대에 아버지는 청와대에서 각하(박정희)를 위한 노래를 만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버지가 그런 노래를 만들 수 없다고 하자,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신대철 씨는 "그 후 아버지 작업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며 "국민가요였던 '미인'이나 김추자가 부른 '거짓말' 등 많은 곡이 돌연 금지곡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1974년 신중현 씨는 소속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 2집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했다. 신대철 씨에 따르면 '아름다운 강산' 오리지널 버전은 가수 이선희(52) 씨 리메이크 버전(1988년)과 매우 다르다. 신대철 씨는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아버지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중현 씨는 '아름다운 강산' 가사에서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 만들어 보고파" 부분을 언급하며 "다른 의견을 철저히 배격되던 시대에, 아고라 민주주의 실현을 꿈꾼 것인가"라고 말했다.
신 씨는 "그러므로 박사모나 어버이연합 따위가 이 노래를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글 끝에 "촛불집회 집행부가 나를 섭외하면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신중현 씨가 작곡한 '아름다운 강산'이다.
이선희 씨가 리메크한 '아름다운 강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