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은퇴를 선언한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5) 감독이 사실상 복귀 선언을 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가 14일 보도한 내용이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9시 일본 NHK 방송은 스페셜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사람, 미야자키 하야오’를 방송했다. 이 방송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미야자키 감독이 지브리 박물관을 위한 단편 애니메이션인 ‘애벌레 보로’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미야자키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CG)을 본격적으로 이용해 ‘애벌레 보로’를 만든다. 그가 CG를 사용하는 것은 2008년 작 ‘벼랑 위의 포뇨’ 이후 처음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단편 애니메이션 ‘에벌레 보로’를 장편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작품을 완성하는 시기가 약 2020년쯤이라고 전했다. 그가 80세가 되는 해다.
미야자키 감독은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68) 스튜디오 지브리 프로듀서가 자신에게 ‘애벌레 보로’ 장편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은 “아내에게는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며 “만약 만들게 된다면 제작 중간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농담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바람이 분다’(2013)를 마지막으로 은퇴 선언을 했다. 하지만 이를 번복한 셈이 됐다.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7년 ‘모노노케 히메’를 발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지만, 다시 복귀해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