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소설 9선

2016-05-18 16:00

영화 '화려한 휴가' 스틸컷 매년 5월 18일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영화 '화려한 휴가' 스틸컷

매년 5월 18일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날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활동은 지속해왔다. 5·18 희생자들이 안장된 광주 망월묘역을 중심으로 추모제가 열려왔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 차원에서 다시 평가됐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며 정부 주관 기념식이 거행됐다.

전두환·노태우 중심 신군부 독재에 반대한 시민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통해 계엄령 철폐와 민주정치 지도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1980년 당시 광주를 중심으로 시민들 저항이 이어지자 계엄군은 5월 17일 광주에 배치됐다.

많은 시민이 다치자 저항은 더욱 거세졌고, 신군부 세력은 27일 더 많은 진압군을 내려보냈다.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으로 민간인 168명을 포함해 모두 198명이 사망하고 4782명이 부상했다고 한다(2001.12.18 정부 집계 기준). 기념재단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암매장된 사람들·시신이 소각된 이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더 많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민주화를 위한 시민들의 저항이라는 점에서 문학·대중문화계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을 눈 여겨왔다. 영화와 소설에서 다룬 5·18 민주화운동을 2000년대부터 정리해봤다.

1. 장훈 '택시운전사'(2016)

배우 송강호 씨 / 뉴스1

배우 류준열 씨

영화 '의형제', '고지전' 등을 연출한 장훈 감독 신작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려던 외신 기자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1980년 서울의 한 택시 운전사가 민주화운동을 취재하려던 독일인 기자를 태워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다. 배우 송강호·류준열 씨가 주연을 맡았다.

2. 장우 '빼앗긴 오월'(2015)

“그해 오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내 생일이 지나도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 출판사 '사계절' 서평 일부

이하 인터넷 교보문고

소설 '빼앗긴 오월'은 1980년 광주 근교에서 살던 순박한 가족이 5·18 민주화운동 전후로 비극적 삶에 치닫게 된 이야기를 그렸다. 장남 준영이 우수한 성적으로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5·18 민주화운동 이후 준영의 가족은 비극을 접하게 된다.

3. 한강 '소년이 온다'(2014)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이다. '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그 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소설은 '저자 특유의 정교하고 밀도있는 문장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은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4. 김해원 '오월의 달리기'(2013)

김해원 작가의 '오월의 달리기'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다. 5·18 민주화운동의 핏빛 비극보다는 당시를 살았던 13살 아이, 명수의 삶을 보여준다. 명수는 국가대표를 꿈꾸던 달리기 선수였지만, 5·18 민주화운동으로 절망을 겪게 된다는 내용이다.

5. 조근현 '26년'(2012.11.29)

영화 '26년' 포스터

웹툰 '26년'을 각색해 만든 동명 영화 '26년'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졌다. 5·18 민주화운동에서 가족을 잃었던 사람들이 당시 신군부 세력 핵심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다. 만화가 강풍 씨가 다음 웹툰에서 2006년 연재한 작품이 2012년 영화화됐다. 강풍 작가는 더 많은 사람이 웹툰을 봤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26년'을 무료로 공개해오고 있다.

웹툰 '26년'

영화에는 배우 진구·한혜진·임슬옹 씨가 주연을 맡아 출연한다. 이 밖에도 배수빈·이경영 등이 출연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뜻하는 '그 사람'역은 배우 장광 씨가 맡았다.

6. 김태일 '오월애'(오월愛·2011)

영화 '오월애' 포스터

김태일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오월애'는 5·18 민주화운동 한가운데 있던 시민들의 현재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당시 시민군을 태우고 달리던 버스 기사와 가게에서 팔던 빵과 음료를 나눠주던 구멍가게 사장, 주먹밥을 만들어 나르던 시장 상인 등이 주인공이다. 5·18 민주화운동에서 겪은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상처는 어떻게 남았는지를 조명한다.

7. 김지훈 '화려한 휴가'(2007)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영화 '화려한 휴가' 포스터

김지훈 감독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 민주화운동을 가장 가까이 다루고 있다. 택시기사인 강민우(김상경 씨)는 5·18 민주화운동에서 동생 강진우(이준기 씨)를 잃게 된다.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것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 스틸컷

소시민 삶을 살던 강민우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5·18 민주화운동 중심으로 뛰어들게 된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극중 인물 박신애(이요원 씨)가 거리방송에서 한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장면에서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극 중 인물이 실제 5·18 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인물을 모티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8. 박상률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2006)

인터넷 교보문고

박상률 작가 소설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살'은 청소년을 위해 5·18 민주화운동을 묘사했다. 영균은 5·18 민주화운동에서 운동권 학생이나 재야인사도 아니었지만, 계엄군에게 죽임을 당한다. 작가는 갓 스무 살이 된 주인공 영균이 5·18 민주화운동에서 당한 희생을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전하고 있다.

9. 이창동 '박하사탕'(2000)

"어떤 XX가 내 삶을 이렇게 누더기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

영화 '박하사탕' 스틸컷

이창동 감독 영화 '박하사탕' 주인공 영호(설경구 씨)는 이같이 말하며 고뇌한다. 첫사랑과 박하사탕으로 순수한 애정을 나누던 영호의 삶은 5·18 민주화운동을 전후로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5·18 이후 폭력적이고 비열하게 변한 영호는 도대체 누구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는지 묻는다.

영화는 영호의 삶을 시간 순서가 아닌 자살 직전부터 과거, 역순으로 재조명한다. 5·18 민주화운동이 개인의 삶에 끼친 영향도 지적하고 있다.

home 이정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