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자와 얼굴 뒤바뀐 아기 사진이다. 아이 얼굴에 걸쭉한 아저씨 얼굴이 입혀졌다. 아저씨 얼굴에는 순수한 아기 미소가 피어올랐다.
— FaceSwap(@FaceSwapSupply) 2016년 3월 8일
해외에서 시작된 이 유행은 한국에까지 번졌다. 한국 연예인들도 대세에 뒤따랐다. 박명수 씨가 유재석 씨와 촬영한 영상이다.
박명수(G-park)(@dj_gpark)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얼굴 바꾸기’ 유행은 미국 SNS 스냅챗(Snapchat)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스냅챗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면서 메시지를 보내는 모바일 앱이다.
지난 2월 스냅챗은 ‘얼굴 바꾸기(Face swap)’ 필터를 앱 카메라에 추가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이 이 필터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공유하면서 널리 확산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냅챗은 사람 얼굴에 여러 가지 효과를 입히는 사진과 영상 기능을 내놨다. 이것도 역시 인기다.
지드래곤이 지난달 올린 인스타그램 영상이다. 얼굴에 강아지 귀와 코, 혀가 나타났다. 아래에는 '서울(SEOUL)'이라고 적혀있다. 스냅챗으로 만든 영상이다. 지드래곤은 스냅챗으로 꾸민 사진,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자주 올리는 연예인 가운데 하나다.
"페이스북 꼼짝 마"
이같은 인기에 따라 최근 스냅챗이 페이스북을 위협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스냅챗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동영상 조회 수가 하루 100억 회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밝힌 하루 영상 조회 수를 뛰어넘는 수치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은 하루 영상 조회 수가 80억 회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이 밝힌 가장 최신 수치다. 4달 뒤 스냅챗은 페이스북 수치 '80억 회'를 넘겼다고 알렸다. 약 2달 만에 영상 조회 수가 20억 회 정도 늘어났다.
스냅챗은 지난해에도 페이스북보다 빠르게 커갔다.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 지난해 11월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영상 조회 수 증가율은(2015년 4월~11월 기준) 200%, 스냅챗은 (2015년 5월~11월 기준) 300%였다. 스냅챗이 짧은기간에 더 많이 성장했다.
스냅챗은 발전 가능성도 페이스북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주 고객이 될 청소년 선호도 때문이다.
4월 미국 투자회사 파이퍼재퍼리 조사에 따르면 2016년 봄 미국 청소년 28%가 '가장 중요한 소셜미디어'로 스냅챗을 선택했다. 페이스북은 17%로 4위를 차지했다. 청소년 6350명을 설문한 결과였다.
페이스북, 스냅챗과 비슷한 기능 연달아 내놔
페이스북은 스냅챗을 견제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3월 카메라 앱 MSQRD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MSQRD는 '얼굴 바꾸기'와 여러 가지 '필터 효과'를 제공하는 앱이다. 스냅챗과는 달리 메신저 기능은 없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은 '사진 꾸미기'도 앱에 추가했다. 사진에 글자를 집어넣고,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능이다. 스냅챗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능이다.

사진 꾸미기 기능 (왼쪽 페이스북, 오른쪽 스냅챗) / 위키트리
"페이스북, 스냅챗 베낀다"
이런 시도를 하는 페이스북에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베끼고 있다"는 보도가 줄줄이 나왔다.
지난달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베낀 역사"라는 주제로 10가지 목록을 만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스냅챗 따라하기'는 2012년에 시작됐다. 페이스북에 '콕 찔러보기(poke)'가 도입된 시기다. 더 버지는 "스냅챗 채팅, 사진, 영상이 얼마 후 사라지는 기능을 똑같이 따라했다"고 설명했다.
스냅챗에는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확인 한 뒤 삭제해버리는 기능이 있다. 페이스북 '콕 찔러보기'도 상대방이 이 메시지를 확인하면 사라진다.
스냅챗, 정말 잘 될까
스냅챗이 오랫동안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미디어 회사 테크노미(Techonomy) CEO 데이비드 커크패트릭(David Kirkpatrick)은 스냅챗 인터페이스를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밀레니얼 세대 이외에는 스냅챗 사용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냅챗이 "사용자 친화적이진 않다"고 덧붙였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집단이다.
블룸버그 정보원 지텐드라 와랄(Jitendra Waral)은 "스냅챗이 치솟는 인기만큼 수익구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도 스냅챗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네티즌은 스냅챗 대신 한국 업체가 내놓은 '카메라 효과 어플'을 사용하는 추세다. 스노우, 라인 카메라 등이 최근 주목받는 어플이다. 두 어플 모두 '얼굴 바꾸기' 필터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