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소녀상 지키는 농성장에 등장한 '밥차'

2016-01-25 15:04

지난 23일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던 날 밤. 서울시 종로구 주한일본대사

지난 23일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던 날 밤.

서울시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학생들이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밤에도 '소녀상 지킴이'를 자청하는 이들은 소녀상 곁에서 떠날 줄 몰랐다.

이때 밥이 고슬고슬 익어가는 냄새를 풍기며 노란색 트럭 한 대가 소녀상 주위로 다가왔다.

트럭에는 '다른 세상은 밥으로 통(通)한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이하 밥통)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트럭에서는 빨간 앞치마를 두른 배식원 10여 명이 내렸고 이들은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에게 밥과 반찬을 나누어 줬다.

이날 밥차 메뉴는 쌀밥 200인분, 따끈한 김치콩나물국, 무나물, 소불고기 그리고 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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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 on 2016년 1월 23일 토요일

이들은 어디서 온걸까? 트럭 밥차 '밥통'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농성장을 찾아가 무료로 배식하고 있다.

밥통 설립 과정부터 함께 했다는 정상천 씨는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을 다니다 보니, 지속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며 "당시 밥을 나누는 일보다 더 좋은 게 없다는 의견이 모여 협동조합밥통을 만들게 됐다"고 25일 설명했다.

“밥 먹고 연대하세요” 소녀상 농성장에 등장한 밥차
매체에 따르면 이들이 함께하는 '밥알단'은 농민들로부터 농산물을 지원받고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유튜브, news1korea

'소녀상 지킴이'들은 지난달 28일 한·일 합의 이후 일본의 소녀상 철거 이전 요구에 반대하며 한 달이 다되도록 소녀상 곁에서 노숙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뉴스1이 촬영한 영상에서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동덕여대 아동학과 이희준 씨는 "대학생이라면 옳고 그름이 바로 서는 나이잖아요"라며 "그래도 행동하는 게 제 양심에는 더 맞는 것 같아서(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는 25일 피해 증언을 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이옥선 할머니는 공항에서 "피해자 앞에 와서 사죄를 해야 하는데 이번 합의는 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는 내일(26일) 도쿄 중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합의 무효를 주장하고 피해 참상을 증언할 예정이다.

home 홍수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