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동문 부부, 비슷했던 그들의 삶이 달라졌다"

2016-01-04 16:11

방송에 소개된 양정은(왼쪽), 이경원 부부 / 이하 'SBS 스페셜' '엄마와 여자' 선택

방송에 소개된 양정은(왼쪽), 이경원 부부 / 이하 'SBS 스페셜'

'엄마와 여자' 선택의 기로에 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스페셜 '엄마의 전쟁' 1부에서는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여성과 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은 결혼 전,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려온 한 부부가 부모가 된 뒤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양정은(35), 이경원(37)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두 아이의 부모이기도 하다.

엄마 양정은 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들 등원 준비를 한다. 동시에 아침밥과 저녁 반찬거리를 만들어 놓는다.

아빠 이경원 씨 또한 바쁘긴 마찬가지다. 야근이 일상인 이경원 씨는 보통 평균 밤 11시 퇴근이다. 하지만 아무리 늦게 퇴근하더라도 외국어 공부는 빼놓지 않는다. 양정은 씨는 보통 이 시간 밀린 설거지를 한다고 했다.

이 차이에 대해 양정은 씨는 "남편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나는 굵고 길게 가고 싶다. 나는 회사에서 좀 더 인정받고 싶고 다 가정을 위해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더 잘 지낼 수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야. 이해해주면 안돼?'라고 말하는데 할 말이 없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육아휴직 후 복직 3개월 째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복직하고 한 일주일 정도 지나서 (애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밤에 자다가 울면서 일어나고 매일 저를 붙잡고 '어린이집 안 갈거야', '아프니까 회사 가지마'라며 (제가) 회사 갈 때마다 우는 거예요"라고 했다.

양정은 씨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사실은 회사를 포기하는 게 맞거든요"라며 "'둘 다 잘하지 못할 바에는 하나에만 충실한 게 맞지 않을까?' 그런 생각 거의 매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선 엄마로서의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남편 이경원 씨도 이런 아내가 안타깝긴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그는 "제 아내의 가진 능력이나 지금까지 쌓아왔던 어떤 교육 이런 것들을 봤을 때는 사실...조금만 더 어떻게 보면 회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게 본인한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