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로마 조각상들의 그곳은 왜 다 작을까.
누드 조각은 고대 그리스에 특히 많다. 정신 못지 않게 '완벽한 육체'를 이상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묘사하든 신을 묘사하든, 모든 고대 석상들을 보면 근육질에 완벽한 신체 비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에게 완벽한 육체는 '성적인' 것과는 달랐다.
고대 그리스를 연구하는 학자 케네스 도버(Kenneth Dover)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인들은 길고 두꺼운 페니스를 괴상하고 코믹한 것으로 여겼다.
큰 페니스는 주로 생식을 상징하는 신들이나, 반인반수 괴물, 늙고 추한 늙은이, 야만인들을 묘사하는 조각상에 나온다.
도버는 저서 '그리스 동성애(1978)'에서 "그리스인들에게 이상적인 페니스는 작고, 가늘고, 포경을 하지 않은 페니스"라고 썼다. 때문에 아직 성장하지 않은 아이의 페니스가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성기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주위 털도 많지 않거나 아예 없는 이유가 그래서다.
고대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이상적인 남성 육체를 "빛나는 가슴, 밝은 피부, 넓은 어깨, 작은 혀, 단단한 엉덩이, 그리고 작은 페니스"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실제 고대 조각 페니스가 현대인들과 비교해서 그리 작은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발기 전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현실적인 크기로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로마 조각들은 대개 그리스 조각들을 베끼려고 노력했기에 마찬가지로 페니스가 작게 묘사된다. 그러나 폼페이 유적 등에서 큰 성기 그림과 조각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그리스에 비해선 좀더 대담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로마인들에게 누드 조각상은 취향이 아니었다. 적어도 지배층에겐 주름이나 허물도 묘사하는 현실적인, 그리고 옷을 입은 인간 조각이 높게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