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구시대적인 캠핑으로 낭만을 즐긴다"
부시크래프트(Bushcraft)가 캠핑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시크래프트라는 용어는 1888년 호주에서 시작해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래된 기술을 익혀 옛 생활 방식 그대로 하는 야영을 말한다. 취미로 부시크래프트를 시작했다는 개인 사업가 이광낙(31) 씨에게 그 매력을 들어봤다.
그는 현재 자연 재료로 불피우기, 나무·돌 등을 이용해 생활하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씨는 부시크래프트를 본격적으로 한지 3년이 됐다고 했다. 현재 한달에 10회 정도 부시크래프트 활동을 한다. 그가 말한 부시크래프트는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따라하는 '소꿉놀이'다.
그는 "부시크래프트와 생존서바이벌을 혼동하는 이들이 많은데 조금 다른 장르"라고 했다. 그가 말한 차이는 '낭만'이다. 부시크래프가 자연에서의 생활 기술을 배운다면 생존서바이벌은 재난과 재해를 대비하는 기술을 익힌다.
이 씨는 부시크래프트에 대해 "지친 몸을 자연에 맡기고 예전 생활로 돌아가 여유를 즐기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이전, 숲속에서 생활하던 기술의 총칭"이라며 "불을 피우고 나무로 도구를 만들거나 동물 가죽을 만드는 등 산업화 이전 수공업 활동을 즐기는 취미"라고 했다.
또 "복잡함을 뒤로하고 옛것을 찾고 즐기며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부시크래프터들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적으로 생존서바이벌 붐이 일고 '베어그릴스'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생존전문가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Edward Michael Grylls) TV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부시크래프트를 시작하게 됐다.
주위의 모든 생명체를 단백질 공급원으로 보는 '베어그릴스'처럼 그도 벌레가 보이면 먹는다. 또 차에 치여 죽은 짐승 가죽을 직접 벗기기도 한다.

야생동물과 마주치는 일도 다반사다. 가장 쉽게 마주치는 동물은 뱀이다. 또 "멧돼지나 고라니 등 빠르게 지나가는 동물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취미로 부시크래프트를 시작하려면?
일반적인 동호인은 가방 한 개 정도의 짐가방을 챙기는 것이 적당하다.
이 씨는 칼, 도끼, 톱을 기본으로 침구, 식기 등 야외생활을 위한 장비를 가지려면 적어도 30만원 이상은 들 것이라고 했다. 또 "전문 장비를 선택하다 보면 가방만으로도 50만 원이 넘어 장비 구성은 개인차 크다"고 했다.

이광낙 씨는 부시크래프트 입문자에게 취사를 할 수 있는 유원지 활동을 추천했다. 그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캠핑장에서 기술을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려다 보면 자칫 자연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부시크래프트 활동 중 주로 해먹는 음식도 있다. 직화구이나 훈제, 스튜 등이다.

이 씨는 "보통 준비해 온 식재료에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일부 추가해 음식을 만들어 먹고 밥도 지어 먹는다"며 "'베이컨 빨래널이'라고 베이컨 여러 장을 모닥불 위에 널어 익혀 먹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또 통 연어를 불 위에 올려 조리하는 훈제 요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자연에서 모든 음식재료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음식을 많이 사다 보면 캠핑과 마찬가지로 식비가 10만원 가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추정한 국내 부시크래프트 인구는 1000여 명 정도다. 성별로 보면 성인 남자가 많다. 그는 "여성회원이 드물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 항상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광낙 씨가 소개한 부시크래프트 활동 5가지
1. 나무 숟가락 만들기
"나무로 개인 숟가락을 만드는 활동이다. 기본적인 칼 사용 방법과 나뭇결 읽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볼품없지만 차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숟가락을 만들 수 있게 돼 보람차다"

2. 자연재료로 불피우기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그램에서 나무 마찰이나 부싯돌로 불을 피우는데 이와 비슷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 칼 하나만으로 나무를 깎아 불씨를 만드는 재미와 성취감을 맛보기 좋은 활동이다"
이하 유튜브, korea이광낙 bushcraft
3. 배넉 만들기
"밀가루빵 일종인 배넉은 밀가루 반죽에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해 굽는다.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부시크래프트 음식이다. 밥 대신 빵을 먹는 서양에서는 이스트 없이 이렇게 많이 구워먹었다"
4. 나무 쉘터 만들기
"바람을 피하고 하룻밤 지낼 수 있는 쉘터(주거지)를 만드는 일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쉘터를 만들어놓고 별을 보며 야영하는 일은 부시크래프트의 낭만 중 가장 예스러운 모습이다"

5. 나만의 도구 만들기
"칼 손잡이, 가죽쉬스 등을 만드는 창작 활동은 나만의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고 싶은 욕망을 채울 수 있다. 특별한 문양을 만들어 자신만의 도구를 사용하는 부시크래프터들이 많다"

산업화 이전의 생활 기술을 다시 찾아 배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씨는 "외국 자료를 참고해 옛사람들의 야영 활동을 공부하고 있다"며 "숲에서 시작해 동물과 식물, 자연 재료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시크래프트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