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구타 장면을 두고 해당 팬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tvN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 - 깽스맨'에는 개그맨 문세윤(33) 씨가 '애니메이션 오타쿠'로 등장했다. 두산 백과에 따르면 오타쿠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이날 문 씨는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야 할 것 같다"며 가방에서 베개를 꺼냈다. 베개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러브 라이브(ラブライブ!)'에 등장하는 여고생 캐릭터 '야자와 니코(矢澤 にこ)'가 그려져 있었다.
문 씨는 코너 후반 이 베개를 실수로 때린 뒤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을 연기했다. 해당 장면은 사전에 합을 맞춘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시청한 '러브라이브' 팬들이 "아무리 캐릭터라도 때린 건 심하다"며 '코미디 빅리그'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시청자 A 씨는 19일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하나의 창작물인데 이걸 웃음거리로 만들고 구타하는 장면은 너무 했다"며 "캐릭터가 하나의 창작물로써 존중받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시청자 B 씨도 같은 날 "고작 캐릭터라고 너무 함부로 대한 거 아니냐"며 "그렇게 되면 그 캐릭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팬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비판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 하나 갖고 너무 호들갑"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이 애니메이션 팬들을 '럽폭도(러브라이브+폭도)'라 부르며 조롱했다.
시청자 C 씨는 같은 날 "캐릭터를 무슨 살의를 갖고 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며 "굳이 여기(게시판)까지 와서 난리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시청자 D 씨도 같은 날 "방송이나 다 보고 여기서 폭도질하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할 짓 없는 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100건 이상(19일 기준)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러브 라이브'는 폐교 사실을 알게 된 소녀가 친구들과 아이돌로 데뷔해 학교를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 내에서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이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개봉하자 메가박스 예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