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의 “보여줘” 한 마디에, 다니엘은 티셔츠를 걷어올렸다. 왼쪽 옆구리에 유니콘이 선명히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유니콘 등장에 좌중은 감탄사를 내질렀다.
“한국에서 영감을 얻은 타투예요”
다니엘 설명에 따르면, 이 깜찍한 유니콘은 서울 동대문 시장 출신이다. 다니엘은 동대문 시장에서 마음에 쏙 드는 유니콘 잠옷을 샀고, 그 유니콘을 타투로 새겼다. 지난해 10월 첫 한국 방문 때 있었던 일이다.
PC방에서 게임하던 밴드, 롤(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챔피언십 결승전 오프닝 공연으로 화제에 올랐던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가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 13일 이매진 드래곤스 첫 내한 단독 콘서트가 잠실 올림픽홀에서 열렸다. 위키트리는 무대 뒤에서 이매진 드래곤스를 만났다. 올림픽홀이 “래디오 액티~브, 래디오 액티~브” 떼창으로 채워지기 직전이었다.
팬들이 ‘기타 치는 예수’라고 부르는 웨인 서먼(Wayne Sermon)은 컨디션이 안 좋아 함께하지 못했다. 그에게 멋진 헤어 플립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공연 때는 머리카락을 힘차게 넘겨주어 안심이 됐다. 아프지 마요, 웨인!

롤 챔피언십 때 한국을 다녀간 후 다니엘은 “비빔밥이 가장 좋아하는 아침 메뉴가 되고 있다”라는 트윗을 올린 적이 있다. 나머지 멤버들도 한국 음식을 칭찬하곤 했다.
Bibimbap is quickly becoming my favorite breakfast...
— Daniel Platzman (@DanielPlatzman) 2015년 3월 14일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이매진 드래곤스에게 작은 선물을 건넸다. “PC방에서 라면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위키트리(유튜브 ‘wikitree4you’ 영상을 이용해 만들었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통역하시는 분이 “먹고 싶으면 먹어봐도 돼요”라 말했다. 적극적인 다니엘이 “젓가락 있어?”라며 두리번거렸다. 댄은 눈을 빛내며 “그냥 마셔버릴까?”라 장난쳤다. 물론, 공연 직전이라 음식을 먹는 건 자제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벤은 이매진 드래곤스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롤을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벤이 이때 나머지 두 사람보다 덜 신났었구나. ㅠㅠ 벤, 다음에 만나면 귀여운 양말을 준비할게요!
선물 받고 함박 웃음 짓는 멤버들의 수다, 벤에게 양말 주고 싶어지는 사연은 영상으로 봐야 잼!
“SNS는 진짜 쿨해! 라스베이거스에서 글을 올리면 한국에서 볼 수 있잖아!”
이매진 드래곤스 팬은 운이 좋은 편이다. 멤버들 모두 SNS를 즐기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린 유쾌하고 발랄한 청년들의 장난스런 사진과 재치있는 멘트를 시시때때로 볼 수 있다.
don't ask questions. @theaquabats
Imagine Dragons(@imaginedragons)님이 게시한 사진님,
한참 이야기 나누던 댄이 돌연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지금 당장 트윗해야겠어! 한국 팬들이 우리를 뭐라고 부른댔지?”. 다니엘이 말했다. “상상용!”
Sang Sang Yong Korea and wikitree
— Imagine Dragons (@Imaginedragons) 2015년 8월 13일
이매진 드래곤스는 ‘상상용’ 같은 깜찍한 수식어뿐만 아니라 '빌보드 핫 100차트에 가장 오래 머문 밴드(87주)', ‘2014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록 퍼포펀스 수상’ 등 완전 ‘쩌는’ 기록을 갖고 있는 밴드다.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았던 첫 번째 앨범 ‘Night Visions’에 이어, 지난 2월 발매된 두 번째 앨범 ‘Smoke+Mirrors’ 역시 호평 받고 있다.
두 번째 앨범에 대한 생각, 각 멤버들이 꼽는 ‘2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영상으로 봐야 더 잼!
유튜브, wikitree4you
한 가지, 독자들과 나눠야 할 슬픈 소식이 있다.

위키트리(유튜브 ‘wikitree4you’ 영상을 이용해 만들었다)
댄 : 오, 안녕하세요 한국 팬 여러분. 지금 셀카봉으로 인사 드리고 있습니다.
벤 : 와, 이게 오늘 특집 같은데?
댄 : 저희는 상상용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이제 여러분을 위해 춤을 추겠습니다.
다니엘 : 크레인 샷처럼 찍어볼게.
귀여운 까딱까딱 춤을 선보인 이매진 드래곤스 ‘셀카 영상’ 일부다. 아니, 정확히는 셀카 영상을 찍는 이매진 드래곤스를 촬영한 것이다.
휴대폰에 담겼어야 할 셀카 영상은 이 세상 것이 아니게 됐다. 셀카 영상에 적극적이었던 상상용과 영어에 서툰 기자 사이에 생긴 비극이랄까. 이 말을 한 번 더 했어야 했다. 아이 얼레디 풋 더 레코딩 버튼!
적극적으로 셀카 영상을 촬영해준 이매진 드래곤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재치, 유머, 따스함으로 기자를 살살 녹였던 이매진 드래곤스는 상상 이상의 공연으로 기자는 물론 그 자리에 모인 팬들을 사로잡았다. 아, 이래서 이매진 드래곤스, 이매진 드래곤스 하는구나 싶었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앨범을 낸 밴드, 겨우 서른 언저리에 온 멤버들, “매일 공연을 해도 즐겁다”며 파이팅 넘치는 이 남자들이 내놓을 음악이 기대된다.

위키트리
“모두 사랑합니다. 모두에게 평화와 사랑이 있길 바라요. 안녕!”
From. 상상용
※ 이 기사는 김나경 · 이아리따 · 전성규 · 조형애 기자와 김이랑 디자이너가 공동 작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