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만난 '육식어종 피라니아'

2015-07-09 18:12

강원도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니아 / 뉴스1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강원도 횡성의 한

강원도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니아 / 뉴스1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에서 '육식어종'으로 잘 알려진 피라니아 3마리가 발견돼 세간이 떠들썩했다.

국립생태원은 누군가 관상용 피라니아를 저수지에 몰래 방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상용 피라니아와 구입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피라니아는 주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포털 사이트에 '피라니아 분양'이라고 검색하면 판매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라니아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거래되고 있었다. 9일 '청계천 수족관거리'라고 불리는 동대문 일대 관상어 상가 골목을 방문했다. 피라니아를 판매하는 곳을 수소문한 끝에 한 관상어 상점을 찾았다.

피라니아는 상점 구석 어항 두 군데에 자리하고 있었다. 4~5개월가량 된 어린 개체와 2년가량 된 성체가 판매되고 있었으며, 가격은 각각 한 마리당 8천 원과 4~5만 원 선이었다. 어종은 관상 피라니아 중 가장 흔하다고 알려진 나테리로 횡성 저수지에서 발견된 개체와 동일한 종이다.

2년생 피라니아는 소문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크기였으며, 반짝이는 금빛을 띄고 있었다.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 피라니아

동대문 관상어 판매점에서 직접 촬영 / 이하 위키트리

사람이 움직이자 '팔딱'거리며 날쌘 반응을 보였다

4~5개월가량 됐다는 피라니아는 성인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였다. 피라니아라고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보통 열대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이빨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다. 생김새가 성체와 너무 다르지 않느냐고 묻자 상점 관계자는 "커가면서 생김새가 변해간다"고 설명했다.

은빛에 검은 반점을 지닌 어린 피라니아

유유히 헤엄치는 어린 피라니아는 성체보다 유순해 보였다

상점 관계자 A씨는 피라니아는 인기가 저조한 종이라고 전했다. 함께 있던 직원 B씨는 "6개월간 이곳에서 일해 왔지만, 한 번도 피라니아를 사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사가는 사람은 대부분 중·고등학생"이라며 "키우기 쉬운 종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키우는 방법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피라니아는 열대어이기 때문에 "겨울에만 신경써 주면 된다"며 "(겨울에는) 히터만 구비해주면 된다. 수온은 최저 26도를 유지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먹이로는 사료 혹은 얼린 미꾸라지, 금붕어 등을 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상점 관계자 A씨는 피라니아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영화에서 과장되게 표현됐다. 피라니아는 사실 소심한 동물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피라니아는 배가 고파야 먹이를 문다"면서 자신은 "한 번도 물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판매 중인 피라니아 성체 6마리

A씨는 피라니아가 화제에 오른 것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그는 "규제가 심해지면 구색을 갖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자의 입장에서) 관상어종을 다양하게 갖춰놓아야 하는데 규제가 생기면 다른 종까지 규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매출에 손상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니아에 대해 "누군가가 싫증나서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환경에 피라니아가 적응할 가능성에 관해 묻자 그는 "없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국 관상어 협회 관계자는 위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피라니아가 한국에 적응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꼭 그렇게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라니아가 몇 년씩 한국에서 겨울을 지내다 보면 한국 날씨에 적응하게 될 수 있다"며 "강 밑 깊숙한 곳에는 수온이 높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라니아와 같은 유해 어종은 이전부터 규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해어종은 수입 금지가 돼 있는데 일부 판매자들이 밀수해 오거나 과거에 들여왔던 개체들을 번식해 파는 것 같다"며 "정확히는 모르지만, 피라니아 공식 수입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환경부는 "피라니아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라니아가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되면 환경부 장관의 승인 없이 수입 및 반입이 금지되며 특수한 목적 이외에는 판매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에 국내에 반입됐던 피라니아 거래도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home 권수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