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스티즈'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CGV 신메뉴'라며 사진이 올라왔다. '싱글팩'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신메뉴는 곧 SNS 등으로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싱글팩은 이색적인 패키지로 주목받았다. 음료 컵 위에 별도 용기를 올려 팝콘을 담은 것이다. 콜라 위에 치킨을 올려 화제가 됐던 BHC '콜팝'과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싱글팩에 대한 온라인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1인 관람객을 배려한 좋은 아이디어"라는 의견과 "팝콘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 아니냐"는 반응이 엇갈렸다.
싱글팩 가격은 5000원이다. 1인 관람객이 CGV(@cj_cgv) 영화관에서 M사이즈 콜라 하나와 M사이즈 일반 팝콘을 사면 6500원이 된다.
이런 구성에서 1500원 싸진 것에 비해, 싱글팩 팝콘 양은 크게 적어졌다는 것이 가격 논란 핵심이다.
'가격 대비 양이 적다?' 직접 비교해봤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싱글팩을 접했다는 이희수 씨(23)는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가격을 보고 조금 많이 비싸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콜라 같은 경우도, 보통 대 자 하나랑 작은 팝콘을 따로 시킨다고 해도 가격이 한 5000원이나 6000원 좀 넘을 테니까 좀 그렇다고 생각을 했다"며 "차라리 나초나 오징어 같은 걸 올렸으면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가격이 조금 아쉽다는 평이다. 일부 인터넷 이용자들은 "어차피 외부 음식 반입도 되는데, 같은 가격이면 차라리 편의점에서 팝콘과 콜라를 사 가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다. 5000원 싱글팩과, 편의점에서 산 4600원어치 팝콘과 콜라다.
1. 싱글팩 용기를 분리해봤더니
먼저 싱글팩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팝콘과 콜라 용기를 서로 분리했다. 우묵하게 파인 팝콘 용기가 컵 윗부분을 차지했다. 콜라는 L 사이즈 컵 2/3 정도까지 찼다.
2. 편의점 구매한 팝콘과 콜라...그리고 싱글팩
가까운 편의점에서 콜라와 팝콘을 샀다. 싱글팩 가격에 맞춰 최대한 5000원에 가깝게 만든 것이다. 팝콘 2봉지가 각각 1000원, 콜라 250ml 2캔이 각각 1300원이다. 안타깝게도 5000원에 딱 맞추진 못하고, 총 4600원이 나왔다.
3. 싱글팩을 펼쳐봤다
싱글팩 팝콘과 콜라를 모두 나눴다. 팝콘은 A4 한 장을 가릴 정도가 나왔다. 콜라는 일반 종이컵 4잔에 1/5 잔이 더 나왔다.
4. 편의점 팝콘과 콜라를 펼쳐봤다
이번엔 편의점 팝콘과 콜라 차례다. 팝콘은 A4 용지 2장 반 정도가 나왔다. 콜라는 일반 종이컵 4잔에 2/5 잔 정도가 더 나왔다.
5. 나란히 놓고 육안으로 비교했다
둘을 나란히 두고 비교한 것이다. 콜라 양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팝콘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6. 영수증
사실 '편의점 팝콘'과 '영화관 팝콘'을 비교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감이 없잖아 있다. 서로 들어가는 재료도, 생산 방법도, 판매 방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관의 경우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 달 전 싱글팩을 먹어봤다"고 밝힌 김은혜 씨(29)는 "가격은 어차피 감수하고 (영화관에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여자 둘이서 왔다. 보통 콤보를 사면 양이 너무 많아 다 못 먹었다"며 "(각각 싱글팩을) 사서 들어가니까 괜찮았다. 어차피 뭘 먹고 오고, 많이 안 먹으니까 양이 딱 맞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비싸긴 한데, 보통 영화관에서 팝콘 먹으면 CGV뿐만 아니라 다 비싸지 않느냐. 가격은 어차피 감수하고 여기서 사는 것"이라며 "굳이 2인 콤보를 사서 갈 필요도 없고, 패키지도 편했다"며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CGV "싱글팩은 아직 테스트 상품"
이에 대해 CGV 측은 "싱글팩은 아직 테스트 상품이다"라며 "일부 지점에 선택적으로 내보내고 고객 반응을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CGV 홍보팀 김대희 과장은 "1인 팝콘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다"며 "외부 음식을 사시느냐, CGV 싱글팩을 사시느냐는 선택이다. 다만 저희도 외부 음식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니즈를 찾아보는 등 상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며 싱글팩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관객분들이 팝콘을 얼마나, 콜라를 얼마나 드시는지 저희도 공식적으로 가늠이 안됐기 때문에 평균치를 알아봐야 했다. 그래서 테스트 상품으로 싱글팩을 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1인 관람객에게 팝콘이 얼마나 필요한지, 콜라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알아보기 위해 시범적으로 테스트 상품을 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격 논란에 대해서는 "테스트 상품이라 가격 면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직 검토하는 중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뭐라 말씀드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CGV 측은 "CGV 싱글팩 고객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만족도 및 재구매 의향이 85%에 해당했다"며 "(향후) 고객 반응을 보고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위키트리 김나경, 전성규 기자가 공동 취재한 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