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방치된 '월곡역 흉물'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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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멈춰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고 있다 / 이하 위키트리] 서울 지하철 6호선

서울 지하철 6호선 고려대 다음역인, 월곡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는 5년 째 멈춰있다.
정확히 말하면 2011년 설치 뒤 에스컬레이터 시공 업체가 시범 운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작동되지 않았다. 사실상 방치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버젓이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제는 걷기만 해도 에스컬레이터는 삐거덕거려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점검 및 수리하겠다'는 안내문은 기약 없이 몇 년 째 그 자리에 붙어있었다. 그야말로 '흉물'과 다름없는 월곡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는 왜 멈추게 됐을까.
"협약 이행하라" vs "유지·관리·보수는 언제까지?"

월곡역 1번 출구에 에스컬레이터가 생긴 것은 주상복합 건물 코업스타클래스가 들어선 뒤부터다.
시간은 200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월곡역 1번 출구는 주변 도로 확장으로 코업스타클래스 부지 내로 옮겼다.
이때 서울도시철도공사(@5678smrt_seoul)와 코업스타클래스 시행사인 코업피엠씨, 대한토지신탁은 3자 협약을 체결했다.
그 주요 내용은 협약 당사자인 코업피엠씨와 대한토지신탁이 연결 통로 및 에스컬레이터를 포함한 출입구를 설치하고 유지관리보수 의무를 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건설사가 2011년 시공을 마친 뒤 발생했다. 코업스타클래스에 에스컬레이터 유지관리보수 의무를 인수인계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인수거부'를 하고 나선 것이다.
이학규 월곡역장은 "협약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발생하는 이익은 다 취하면서 비용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역장에 따르면 분양 당시 코업스타클래스 측은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운영관리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런데 시공을 마치니 시민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데 왜 코업스타클래스 입주민들이 내야 하냐며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역장은 "시민들의 불편이 많아 도시철도공사에서는 비용을 부담하고서라도 캐노피를 씌우고 유지관리보수를 하기로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랜 시간 동안 멈춰 있었던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사용하는 것도 안전상 문제가 있어 공사 측에서 수 억을 부담하더라도 교체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업스타클래스 사유지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부채납(국가나 지자체가 무상으로 사유재산을 받아들이는 것) 형식으로 운영하려고 했으나 사유지를 넘겨줄 수 없다고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월곡역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코업피엠씨 측은 "실제로 입주민이 이동하는 통로도 아니고 건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도시철도공사 측과 입장 차이가 있다"며 "소송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어 "협약에 기한 명시가 돼 있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해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행사가 에스컬레이터 관리 경험이 없는 만큼 도시철도공사 측에서 맡는 것이 적합하다는 내부 논의가 나온 상태"라고 전했다.
대한토지신탁 측은 "조속히 운영이 돼야 한다는 것은 큰 뜻에서 도시철도공사와 (입장이) 같다"며 "2012년 쯤 에스컬레이터를 시행사 측에서 전면 보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지 관리 보수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것 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캐노피 설치, 계단으로 교체 등 다양한 의논을 해왔다. 에스컬레이터 문제를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속히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행사로부터 에스컬레이터 인수인계를 거부한 코업스타클래스 관리사무소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결국 법정까지… 시민 불편은 계속
약 4년을 이어온 문제는 지난해 결국 법정 싸움으로 갔다.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12월 승소했지만 코업스타클래스 시행사 측 항소로 소송은 진행 중이다.
결국 시민들의 불편은 해를 넘겨 5년 째를 맞았다.
하월곡동 주민 김모 씨(33)는 "마트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오는 편인데 특히 아이와 함께 올 때 고충이 많다. 에스컬레이터 계단 높이가 끝 부분에서 맞지 않아 아이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도 했다"며 빠른 시정을 바랐다.

종암동 주민 서성덕 씨 역시 "정말 불편하다. 특히 비 올 때는 많이 미끄럽다. 미끄러져 발가락이 삔 적도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차라리 계단으로 다시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하월곡동에 거주하는 박 모씨(26)는 "시간이 오래 지나 이물질도 많이 껴서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며 "차라리 계단으로 만들면 훨씬 보기도 좋고 지금보다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위키트리 조형애, 전성규 기자가 공동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