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물건으로 스팀터빈 만들기' / 유튜브 'johnnyq90']
유튜브 이용자 'Johnyq90'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유니크한 '마이크로 터빈'을 제작한다. 이 영상에서는 구리 파이프를 자른 몸체와 끝단 캡으로 터빈 케이스를 만들고, 톱니바퀴를 터빈 휠(turbine wheel)로 삼아 5cm 크기 스팀터빈을 만들어냈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며 "주입된 공기가 터빈 전체를 돌게 했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날개를 밀게 해 회전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팀터빈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회전날개(blade)'다. 5cm 크기의 마이크로 터빈이든, 커다란 발전소를 움직이는 산업용 스팀터빈이든 상관없이 회전날개가 얼마나 빠르게 도느냐에 따라 에너지의 양이 정해진다.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는 스팀터빈의 힘으로 돌아가고 있다.
과학 전문 작가 나이젤 헤이(Nigel Hey)는 2011년 산업 기술 잡지 '이노베이션' 기고글에서 "아직까지 세계 전력 생산의 80%가 19세기 발명품에 의존하고 있다. 바로 스팀터빈 말이다"라고 쓰기도 했다.
실제로 스팀터빈은 19세기부터 꾸준히 사용돼 왔지만, '날개의 회전력을 이용한다'는 기본 작동 원리는 변하지 않았다. 포스코에너지가 새롭게 내놓은 '디스크 방식 스팀터빈'이 주목받는 이유다.
'날개에서 벗어나다' 세계 최초 디스크 타입 스팀터빈
지난달 29일 포스코에너지는 천일에너지와 디스크 타입(원반형) 반작용 스팀터빈 2대(200kW급과 1MW급 각 1대)에 대해 25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디스크 타입 스팀터빈을 개발한지 불과 2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포스코에너지가 HK터빈과 함께 개발한 스팀터빈은 기존 블레이드 타입(날개형)에서 탈피해 보다 간단하고 효율적인 구조를 시장에 소개했다. 19세기부터 이어진 '회전하는 날개'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날개의 회전력 없이 어떻게 발전하는 걸까.
포스코에너지의 스팀터빈은 날개를 회전시키는 대신 디스크에 노즐을 달아 이곳으로 증기가 분사되는 힘을 이용해 터빈을 회전시켜 발전한다.
'제작 단가 50%에 불과' 저렴한 가격과 높은 효율성
디스크 타입 스팀터빈은 블레이드 타입과 달리 온도와 압력이 낮아 그동안 버렸던 100~200℃ 중저온 폐열을 활용할 수 있다. 또 간단한 구조로 블레이드 타입 스팀 터빈보다 제작 단가가 50%가량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포스코에너지 이상명 기술전략센터 과장은 "이 스팀터빈은 기존 터빈과 달리 수분이 포함된 증기로도 운전이 가능하다"며 "사용자 편의에 주안을 둬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크기와 규모가 작아 설치 공간 제약이 적고 구조가 단순해 유지 보수가 쉽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새롭게 개발한 디스크 방식 반작용 터빈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도 주목을 받는 제품"이라며 "새로운 주요 수출 품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