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 '높은 학점'을 받은 학생들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조건 이해하고 암기하는 '수동적 학습'(수용적 사고력)에 치중하는 학생들이 높은 학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21일 출간한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에서 소개됐다. '경향신문'은 22일 이 내용을 정리해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실린 '서울대에서 높은 학점 받은 학생들' 말이다.
"그냥 고등학교 때처럼 교수님 말씀 열심히 적어야 학점이 잘 나오더라고요."
"1학년 때는 필기를 잘 안 했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찾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학점이 안 나왔다. 그냥 고등학교 때처럼 교수의 말을 열심히 적어야 학점이 잘 나왔다."
"창의력이 뛰어난 애들은 수용하는 게 좀 약해요. 그래서 학점이 안 좋아요."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2009~2010년 이 소장은 서울대 2~3학년 1111명(응답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점 4.0 이상 고학점자의 72.7%가 수용적 사고력이 창의적 사고력보다 높다고 응답했다. 수용적 사고력이 높다고 응답한 학생들일수록 학점이 높았던 것이었다.
학점 4.0(4.3 만점) 이상 학생 150명 중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인터뷰에서 높은 학점을 받은 학생일수록 수동적인 학습방법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심층인터뷰 대상 46명 중 87%가 "강의 시간에 교수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최대한 다 적는다"고 응답했다. 이런 학습 방식을 두고 이른바 '생각 없는 인간'을 양산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