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보내주는 대가로 장례식장으로부터 '뒷돈'

2014-07-21 17:26

[사진=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고인의 영면을 비는 조화(弔花)와 음식을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고인의 영면을 비는 조화(弔花)와 음식을 재활용하고, 싸구려 수의로 유족에게 덤터기를 씌운 '양심불량' 장례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장의차, 납골당, 수육, 떡, 영정사진, 상례복, 꽃 등 장례와 관련된 모든 용품에 대해 거액의 리베이트를 주고 받았고, 시신을 보내주는 대가로 장례식장으로부터 뒷돈을 챙기기도 했다.

이렇게 장례업체들이 제 호주머니를 채우는 만큼 유족들은 피해를 봤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4월 상조업체 직원과 장의용품 납품업자, 장례식장 직원 등 90명을 입건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

이 사건에서 상조업체 직원들은 유족들에게 공급되는 장례 관련 용품 가격의 20∼50%를 납품업자로부터 리베이트로 받아 챙겼다.

이들이 납품업자로부터 받은 돈은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만 3억2천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조업체 직원들은 장례식장에 시신을 안치해주는 대가로 장례식장 5곳으로부터 한 차례에 10만∼20만원씩 2천2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어 5월에는 청주 흥덕경찰서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된 조화를 가져다 새 것인양 되파는 수법으로 2천377차례에 걸쳐 2억3천700만원을 챙긴 청주시내 꽃 납품업체 업주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발인 후 상주들이 두고 간 조화를 장례식장 위탁관리업체를 통해 넘겨받은 뒤 시든 꽃 몇 송이만 바꿔 꽂아 재사용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은 새 것 기준으로 가격을 지불했는데, 정작 업체는 장례식장에서 버리다시피 내놓은 꽃을 재활용해 돈을 가로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베이트 비용도 서비스 가격 인상이나 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유족의 피해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장례업체가 유족의 등을 친 사례는 올해 1월 초 경찰이 관련 비리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간 이래 전국에서 14건이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286명이 입건됐다.

비리 유형별로는 제단 음식과 조화 재활용이 가장 많았다.

유형별 검거인원 및 범죄금액은 ▲제단 조화·음식 재사용(213명·68억원) ▲장의용품 납품 관련 리베이트 수수(71명·5억원) ▲중국산 등 저가 수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2명·1억원) 등이다.

이번 단속은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활동의 일환으로, 관혼상제 등 일상생활에서의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 뽑는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경찰은 장례업체 비리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우수한 실적을 낸 경찰관에게는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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