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CSP건설 현장 / 사진= http://diariodonordeste.verdesmares.com.br]
세계 2위 철광석 생산국 브라질에서 글로벌기업 이미지 ‘먹칠’
[경제산업팀 이동훈-김승일-임재랑] = 세계 경쟁력 1위 철강기업 포스코의 글로벌 경영이 대형 태풍을 만났다. 그 진원지가 세계 2위 철광석 생산국인 브라질이라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브라질 유력지 ‘오 포보(O POVO)’를 비롯한 세계 철강전문지들은 포스코가 건설 중인 브라질 CSP 파업사태를 연일 집중 보도하고 있다. 국내 언론엔 단순한 파업으로만 알려졌으나, 현지 매체는 근로자들과 포스코 간 골 깊은 갈등을 전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 오포보 온라인 캡처]
브라질 현지 언론 O-POVO는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시작된 브라질 CSP제철소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 있다면서 공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스코 CSP제철소 파업을 다룬 브라질 현지 언론 'O-POVO'기사]
또 남미 유력 경제지 ‘비지니스 아메리카’와 ‘스틸퍼스트닷컴’도 “파업으로 CSP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를 전했다.
[포스코 파업을 다룬 '비지니스 아메리카' 기사 ]
“숙박비, 밥값 내 돈으로 낸다” 비인간적 처우에 불만 폭발
[CSP 제철소 건설현장 현장 사무소 / 이미지= 유튜브 영상 캡쳐]
그러나 2012년 7월 착공 이후 현장에서는 2년 간 크고 작은 파업이 7번이나 연이어 일어났다. 문제는 파업이 일어난 이유들이 ‘비인간적인 처우’ 때문이란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현지 노조가 공사 현장의 열악한 위생조건과 한국인 관리자들의 폭력행위가 있었다며 24일 간 파업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5일(현지시각)부터는 포스코가 현지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대규모 파업을 시작했다. 이번 파업에는 6000명에 달하는 현지 근로자 대부분이 참여했다.
파업이 거듭될 수록 근로자들의 파업 방식도 과격해져 지난달 29일 근로자 66명이 시위 중 현지 경찰에 체포되고 경찰 장갑차를 비롯한 차량 13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방송과 현지 유력지에 파업 사태가 비중있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파업과 관련해 한국 언론에는 월드컵 기간 휴가와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다르고, "한국기업이 브라질에 와 상식 이하의 노동자 처우로 반발을 샀다"는 언론 반응들이다.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디아리오 도 노르데스테 기사]
현지 노조 성명서에 따르면 현지 근로자들은 부양가족 건강보험 도입, 무상 숙박시설 제공, 무상 제공 식사를 포함한 8가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들은 최소한의 열악한 처우를 포함한 근로환경은 물론 근로자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노조 홈페이지 게시글에 따르면 일부 근로자들은 저녁 수당(식권) 등이 지급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매일 밥값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지 근로자 대부분이 숙소에 임대료를 내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포스코측은 “그동안 공사 지연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노조측은 “연이은 파업에 임금만 인상해 줬을 뿐 근로자들의 처우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했다.
한편 포스코는 신임 권오준 회장 취임 후 국내 및 해외 계열사를 구조조정하겠다며 내실경영을 선언했다. 그러나 권 회장 취임 후 미얀마와 멕시코 등에 3개 법인이 더 늘어나 해외법인은 총 175개인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내실경영은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CSP제철소가 드러낸 관리부실 및 노사갈등은 포스코의 글로벌 경영에 큰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포스코 글로벌 경영은 지금 '파업 중'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