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2014-07-13 18:59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 사진=연합뉴스]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 사진=연합뉴스]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 할머니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온 것이다.

13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초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대책위 사무실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손뜨개로 만든 장미모양의 수세미 250개와 손편지 250통이 들어 있었다.

이 손편지는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전하는 말을 한글을 아는 누군가가 받아적은 것으로 보인다.

편지에는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아크릴케이트(실)로 장미꽃을 뜨고 있다며 '이 한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이라며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편지지에는 13살 'MASAMI'라고 소개한 아이가 그린 그림도 그려져 있다.

상자 안에 함께 담겨 있던 대한민국 외교부의 안내문에 따르면 이 상자는 일본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가 지난달 16일 주히로시마총영사관을 찾아 건네주고 간 것이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할머니가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 뜨개질을 시작했고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씩 동참해 완성한 위로 선물이었다.

유족들은 70대 할머니가 보내준 편지와 손뜨개로 만든 장미모양의 수세미를 하나씩 나눠 집에 간직하고 있다.

home 임재랑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