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카니발' 에 데이터가 춤을 춘다

2013-07-11 09:19

[유명한 ‘리우 카니발'에도 이제 더이상 무질서와 혼란은 없다. 사진=flickr/sfmi

[유명한 ‘리우 카니발'에도 이제 더이상 무질서와 혼란은 없다. 사진=flickr/sfmission.com]

작년 1월 브라질 최대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20층 짜리 오피스빌딩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빌딩이 무너져내리면서 이웃했던 두 개의 건물도 잇달아 붕괴됐다. 도시는 공포에 빠져들었다.

때마침 현장 가까운 곳에서 한 시청 공무원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을 곧바로 시청에 알렸다.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가 즉시 가동에 들어갔다.

대형빌딩 붕괴 사고...모든 조치가 1분 내 ‘끝'

소방서와 민방위대에 경보를 발령하고, 도시가스와 전력회사에 현장 주변에 가스와 전기공급을 차단하도록 요청했다. 동시에 현장 땅밑을 지나가는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키고 현장 부근 교통을 통제했다.

병원에 비상을 걸어 앰뷸런스를 급파하고 무너진 잔해를 치울 중장비를 파견했다. 민방위대에게 주변 건물에 있는 시민들을 소개시키고 현장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오퍼레이션 센터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교통통제 상황과 우회 도로를 안내하는 트윗을 전송했다.

놀랍게도 이 모든 조치가 불과 1분 안에 이뤄졌다.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가 없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의 야경. 사진=flickr/justin_vidamo]

한쪽은 광활한 바다, 다른 한쪽은 험준한 산. 그 사이를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거대도시.

바닷가에는 휴양객이 들끓고 해마다 대규모 축제가 벌어진다. 한편엔 다국적 석유회사를 비롯한 대기업 연구센터가 자리를 잡고, 다른 한편에는 수많은 빈민가가 밀집해 수시로 경찰특공대가 출동해 총격전을 벌인다.

걸핏하면 열대폭풍이 몰아쳐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고, 오래된 전차가 탈선하거나 낡은 빌딩이 무너지는 사고에 화재도 자주 일어난다. 그런데 이 도시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다.

브라질 최대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의 자화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인구 6백만의 거대도시가 이제 ‘데이터 중심 도시(data driven city)’로 변모했다.

그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 가까운 곳에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라는 곳이 있다. 우주로켓 통제센터에서 보듯 대형 모니터가 즐비하게 걸려있고 화면마다 첨단 그래픽과 모니터화면이 가득 차 있다. 이 센터에서는 수많은 모니터를 통해 리우라는 거대도시를 24시간 내내 들여다보고 있다.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 전경. 사진=flickr/ibmphoto24]

‘데이터 중심 도시'로 변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

이곳에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시청, 경찰서, 소방서를 비롯해 32개 기관으로부터 데이터가 수집된다. 시내 구석구석에 설치된 센서와 400여개의 CCTV 카메라에서도 실시간 정보와 동영상이 모여든다.

초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온갖 데이터들이 모여 실시간 지도와 그래프를 그려낸다. 24시간 내내 이 모니터를 감시하는 공무원들은 홍수가 예견되면 시민들에게 경고를 발령하고 필요한 응급지원을 제공하도록 한다.

[동영상=YouTube / 리우 데 자네이루를 ‘똑똑한 도시'로 만든 IBM (한글자막)]

세계에서 가장 진화된 도시 관리 시스템인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는 IBM이 개발한 ‘도시 통합 관제 센터’ (Intelligent Operating Center)라는 솔루션으로 만들어졌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10년에 리우에 일어났던 참담한 홍수를 계기로 구축이 추진됐다. 산사태가 빈민가를 휩쓸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대홍수를 겪은 뒤 불과 6개월만인 2010년 12월에 이 시스템이 구축됐다.

[2010년 리우에서 발생했던 대홍수에 의한 산사태 현장. 사진=wikimedia commons]

이제 리우는 열대폭우와 홍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는다.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 ‘도시 통합 관제 센터’ 시스템은 언제 경보 사이렌을 울릴 지를 결정한다. 시스템에 내장된 알고리즘은 특정 지역의 평방 킬로미터 당 강우량을 예측해 전통적인 일기예보시스템보다 훨씬 정교한 예보를 내놓는다.

폭우가 내릴 것으로 판단되면 이 프로그램은 시청이나 재난당국, 소방서 등에 메시지를 내보낸다. 이 경보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리우 시민들에게 전파된다.

‘리우 카니발' 뒤에는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가 있다

유명한 ‘리우 카니발' 때면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4주일 동안의 축제기간 중 주말마다 무려 425개의 삼바밴드가 참여해 350개의 장소에서 삼바 거리축제가 벌어진다. 관람객만 수백만명이 몰려든다.

이 카니발을 진행하는 데 모두 18개의 기관이 동원된다. 이 기관들이 거리 밴드마다 행렬 시간대를 할당하고, 그 경로를 지정해주며, 동시에 치안대책과 거리 청소, 관람객 질서유지 등 온갖 일을 담당한다.

놀랍게도 과거에는 이 기관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은 채 따로 따로 움직였다. 카니발 때면 리우는 온통 대혼잡 상태에 빠져들었고 온갖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그러나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가 가동되면서 더이상 무질서와 혼란은 없어졌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기사 본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를 자세히 소개한 뉴욕타임즈 기사]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는 수집된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한다. 중요한 정보는 주로 트위터를 통해 수시로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교통상황은 @CETRIO_ONLINE, 일기예보와 기상경보는 @AlertaRio 계정을 통해 수시로 트윗을 발송한다.

개방된 데이터를 활용해 민간서비스업자들은 다양한 모바일 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시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리우 시청과 직접 연결해주는 ‘1746’이라는 앱은 리우 시민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리우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포스토 제로(Posto Zero)’라는 앱도 개발 중이다.

‘리우 오퍼레이션 센터'를 구축한 IBM은 ‘똑똑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각종 정보의 레버리지(leverage) ▲각종 도시문제의 예측 및 사전 대응 ▲시민 서비스 자원의 보다 효과적인 운용을 위한 조율이 그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똑똑한 도시(Smarter Cities)’ 프로젝트 소개 자료]

“도시에는 데이터가 넘쳐난다"

IBM은 ‘똑똑한 도시'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도시에는 데이터가 넘쳐난다. 버스나 지하철, 수도관, 가스선로, 병원에다 온갖 빌딩으로부터 데이터가 쏟아져 나온다. 우리는 이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고급분석기술을 이용해 구조화돼 있든 아니든 어떤 상태의 데이터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통찰력을 제공하고, 시장으로부터 지하철운영자에 이르기까지 도시행정당국의 모든 레벨에서 대처하기 쉽게 해준다.

도시가 적절한 타이밍에 꼭 맞는 당국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그 결정에 따라 발휘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동영상=YouTube / 데이터로 무장한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 이야기 (한글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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