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조합 "영화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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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컷뉴스]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 대해 한국영


[사진=노컷뉴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 대해 한국영화감독조합이 17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뫼비우스'는 아버지와 아들 등 한 가족이 성적 욕망에 사로잡히며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담은 김 감독의 신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의 미완성 편집본 상영 한 차례만으로 다수 지역으로 선 판매가 되는 등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난 2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측은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며 '뫼비우스'에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내렸습니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해 전용 상영관이 없는 국내에서는 사실상 개봉이 불가능합니다.

이에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한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내리는 이런 결정은 해당 영화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며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보기 위해 해외로 나가란 말인가"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우리는 현행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근대적이고 저열한 태도와 수준에 한국영화를 맡겨둘 수 없다"며 "계속되는 영등위의 이러한 행위는 시민들의 양식에 대한 도전이고 한국영화와 관객에 대한 모독이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한 도전이라고 우리는 인식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이 발표한 '뫼비우스 관련 입장' 보도자료 전문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한국영화감독들은 그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행보를 지켜보며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 결정은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게 만든다.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 결정은 국내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제한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내리는 이런 결정은 해당 영화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보기 위해 해외로 나가란 말인가.

더욱이 영비법(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에 근거한 제한상영가조치는 그 명확한 판단 기준이 규정되지 않아 이미 지난 2008년 7월 31일 헌법 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바 있는 사문화된 등급이다. 최근 김곡 김선의 ‘자가당착’에 대한 제한상영가조치 역시 행정소송에서 패소, ‘자가당착’의 제한 상영가 결정이 취소당한 바 있다. 영등위는 영화 ‘자가당착’이 그로인해 입어야 했던 심적물적 피해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배상도 책임도 진 적이 없다.

그동안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영화들이 영등위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잣대에 의해 관객을 제한 당했을 때도 우리는 성숙하고도 객관적인 잣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진통일 거라 믿으며 인내해왔다. 위원장 스스로 영화계의 의견을 구하겠다며 간담회를 자청한 지난 4월의 자리도 결국 허언으로 가득한 위선적인 자리였다고 우리는 인식한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현행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근대적이고 저열한 태도와 수준에 한국영화를 맡겨둘 수 없다. 계속되는 영등위의 이러한 행위는 시민들의 양식에 대한 도전이고 한국영화와 관객에 대한 모독이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한 도전이라고 우리는 인식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영등위는 ‘뫼비우스’에 대한 제한상영가를 철회하라.

△박선이 영등위원장은 계속되는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영등위를 민간자율화하는 문제를 포함 합리적인 등급분류를 위한 논의의 틀을 즉시 만들라.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은 영등위가 세우는 게 아니다. 그것은 우리 시민들이, 관객들이 세워나갈 것이다. 영등위는 한국의 관객들이 ‘뫼비우스’를 직접 보고 판단할 기회를 박탈해선 안 된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표현의 자유이기도 하거니와 헌법적 권리이기도 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시민들의 양식과 영화인들의 양식을 믿고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 자신들의 결정을 법원에 묻고 따져야 하는 일이 치욕스럽지도 않은가.

이러한 요구에 영등위가 불응한다면 우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존재이유 자체를 심각하게 물을 것이며 영화인 전체와 함께 이 문제를 공유하고 연대하여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행동할 것이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