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측 “수노 이름 차단은 명백한 허위”…가사에 이름만 넣어도 목소리 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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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측 “수노에 이름만 넣어도 목소리 복제”, 소장은 수노 해명을 허위로 규정
에미넴 출판 법인은 약 4,100만 달러 청구, 수노는 법적 부담 가중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름·이미지·초상 권리를 관리하는 쪽이 AI 음악 생성 서비스 수노(Suno)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쟁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소장은 이용자가 엘비스의 이름이 들어간 가사만 입력해도 그의 목소리를 닮은 곡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수노는 특정 아티스트 이름이 들어간 프롬프트(AI에 내리는 입력 지시문)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같은 날 에미넴의 곡을 관리하는 출판 법인은 약 4,100만 달러를 청구하는 별도 소송을 냈다.
소장이 정면 반박한 수노의 ‘이름 차단’ 주장
빌보드에 따르면 엘비스 측 소장은 수노가 이용자들이 프레슬리의 “독보적이고 상징적인 목소리”를 복제하도록 허용해 법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소장은 그 목소리를 “풍부한 음색과 따뜻하고 벨벳 같은 울림, 절묘하게 쓰인 비브라토”로 설명한다. 한 곡 안에서도, 여러 장르에 걸쳐서도 창법과 전달 방식을 바꿀 수 있었다는 점이 세계적으로 알아보는 음악적 서명이 됐다는 것이다.
핵심은 수노가 다른 소송에서 해온 방어 논리를 소장이 직접 겨냥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노는 모델이 프롬프트의 아티스트 이름을 차단하며 실제 목소리를 복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엘비스 측 소장은 이를 “명백한 허위”라고 규정했다. 소장에는 불과 지난달에도 엘비스 이름이 포함된 가사만으로 수노가 엘비스 복제 음원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이 담겼다.
소송을 대리한 리처드 부시(Richard Busch) 변호사는 소장에서 수노의 ‘만들기(Create)’ 기능에 엘비스 같은 음악가의 이름을 입력하면 이름·이미지·초상을 바탕으로 한 무단 결과물이 나온다고 썼다. 그 결과물이 그의 서명 같은 목소리의 식별 가능한 특징을 복사하고 재현한다는 주장이다. 소장은 “수노는 ELVIS법이 왜 그토록 필요했는지를 보여주는 구현체”라는 표현도 썼다. 수노가 방대한 규모로 엘비스의 목소리와 이미지, 초상, 저작물을 훔쳤다는 것이다.

ELVIS법은 ‘도구를 제공한 기업’까지 겨눈다
소송의 근거인 ELVIS법(Ensuring Likeness, Voice and Image Security Act)은 테네시주가 만든 법이다. 빌 리(Bill Lee) 주지사는 2024년 3월 21일 내슈빌 로어 브로드웨이의 혼키통크 ‘로버츠 웨스턴 월드’ 무대에서 서명했다. 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같은 해 7월 1일 발효됐다. 이 법은 이름·사진·초상을 보호하던 1984년 ‘개인 권리 보호법’에 목소리를 추가했다.
법 조문은 실제 목소리든 모사된 목소리든 구분하지 않는다. 로펌 매나트(Manatt)가 서명 직후 인용한 문구는 소리에 “실제 목소리가 담겼는지, 개인 목소리의 시뮬레이션인지와 무관하게” 보호한다는 내용이다. 복제 음성도 보호 대상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개인과 상속 재산, 기타 권리자는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무단 사용은 A등급 경범죄로 규정된다.
사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책임 주체다. 빌보드는 이 법이 무단 초상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기업에 책임을 부과한다고 짚었다. 매나트는 법 통과 당시 책임이 직접 복제물을 만든 기업·개인뿐 아니라 기반 기술을 제공한 기술 기업과 문제의 콘텐츠를 게시한 플랫폼까지 넓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논평·비평·학문·풍자·패러디 예외와 저작권 선점(연방 저작권법이 주법에 우선하는 원칙)이라는 방어 수단은 남아 있다고 했다. 리 주지사는 서명 때 AI가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나쁜 행위자의 손에 들어가면 이 산업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미넴 출판사, 곡당 15만 달러씩 4,100만 달러 청구
에미넴 측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연방법원에 엘비스 소송과 함께 제기됐다. 올에이치에이치(AllHipHop)에 따르면 원고인 에이트 마일 스타일은 에미넴의 곡 269곡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 소장에서 거론된 곡에는 ‘Lose Yourself’, ‘Stan’, ‘The Real Slim Shady’가 있다. 이 출판사는 수노가 저작권 있는 자료로 기술을 훈련시켰고 이용자가 에미넴의 작업을 닮은 음악과 가사를 만들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에미넴 본인은 원고가 아니다.
청구액의 구조도 보도에 나와 있다. 곡당 15만 달러씩 269곡을 계산한 4,035만 달러에 저작권 관리 정보 제거와 관련한 67만 2,000달러가 더해진다. 합계는 약 4,100만 달러다. 올에이치에이치는 이 금액이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이 아니라 원고가 추구하는 금액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건 모두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두 소송을 맡은 변호인단은 리처드 부시, 마크 블록, 데이비드 니에미에르지키, 앤드루 데이비스다. 이들은 엘비스 소장에 “차세대 엘비스는 기타를 잡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수노의 질주가 인간의 창작을 쓸모없게 만들려 한다는 취지다. 수년간 배우고 씨름해야 얻는 것을 허락 없이 몇 초 만에 복제한다고 비판했다.
수노가 안은 소송 전선과 여전한 시장 평가
엘비스 측 소송은 이미 진행 중인 다른 사건과 닮은 구석이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아메리카나 가수 제이슨 아이스벨과 다른 음악가들은 집단소송 자격을 요구하며 수노가 이용자들의 정체성 이용을 허용한다고 주장한다. 원고 측은 이름 대신 ‘톤과 프레이징’을 요청하거나 래퍼 커먼처럼 본명을 쓰거나 이름 글자 사이에 띄어쓰기를 넣는 방식으로 제한을 우회할 수 있다고 봤다. 수노는 혐의를 부인했고 특정 아티스트 풍의 곡을 요청하는 것에 “불법적인 것은 없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엘비스 측 권리자들은 앤트로픽을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오센틱 브랜즈 그룹은 다른 프레슬리 출판 권리자들과 함께 클로드가 프레슬리 곡 274곡으로 부적절하게 학습됐다며 4,860만 달러의 배상을 요구했다. 앤트로픽은 혐의를 부인했다. 에이트 마일 스타일은 6월 메타를 상대로 약 1억 1,000만 달러를 청구했다. 페이스북·왓츠앱·인스타그램 라이브러리에 에미넴 녹음 243곡을 무단 보관했다는 이유다. 메타 변호인단은 6월 법정에서 소송을 “터무니없다”고 했으나 미시간주 연방판사는 증거개시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노에는 라운드 힐 뮤직,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의 소송도 걸려 있다. 워너뮤직그룹은 지난해 소송을 합의로 끝냈다. 워너뮤직그룹·BMG·빌리브와의 계약은 9월 나온 수노의 레이블 연계 모델 ‘v6’의 바탕이 됐다. 유니버설과 소니는 이 모델을 두고 “같은 독이 든 나무의 열매”라며 새 소송을 냈다. 그럼에도 수노는 6월 투자 라운드에서 4억 달러를 조달했고 기업가치는 54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 1달러 1,355원 기준)로 평가됐다.
수노는 아직 법원에 답변서를 내지 않았다. 대변인은 빌보드에 “새로운 독창적 음악을 만들도록 돕는 곳이지 누구의 이름이나 초상을 거래하려는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정 아티스트 이름과 곡 프롬프트를 허용하지 않고 외부 업체와 협력해 업로드된 오디오와 가사를 걸러낸다고도 했다. 오센틱 브랜즈 그룹 대변인 라크마리 안톤(Lark-Marie Antón)은 소송과 증거가 “스스로 말해 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