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 불륜 안 지 '2시간 40분' 만에 저지른 일...내연남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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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벌어진 살인 사건
불륜 상대의 한 마디가 부른 비극적 결말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편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살인범이 됐다. 아내와 불륜 관계였던 남성에게서 "너만 피해자 같냐"는 말을 들은 뒤 흉기를 들고 집을 나섰고, 상대 남성을 살해했다.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남편은 항소심에서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면서 형량이 10년으로 줄었다.
2025년 10월 19일 오전 6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 남편 A 씨는 주차장에 세워진 아내의 승용차에 몰래 들어갔다. 이틀 전 아내가 평소보다 늦게 귀가한 데다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았던 일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A 씨는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된 내용을 확인했다.
블랙박스에는 아내와 직장동료 B 씨가 나눈 통화가 녹음돼 있었다. A 씨는 두 사람이 약 한 달 전부터 내연관계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와 달랐던 아내의 행동을 의심하며 확인한 블랙박스에서 외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A 씨는 곧바로 집으로 올라가 잠들어 있던 아내를 깨웠다. 아내는 외도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고, A 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함께 생활하던 부부는 그날 아침 이혼을 논의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내의 외도를 확인한 A 씨는 상대 남성에게도 연락했다. 아내와의 관계를 끝내기로 한 상황에서 B 씨와 직접 대화를 나누려 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첫 통화는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졌다.

"너만 피해자 같냐"…아내의 내연남이 건넨 말
오전 7시 30분쯤 A 씨는 B 씨와 처음으로 통화했다. A 씨가 다음 날 회사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B 씨는 "오늘 보시죠"라고 말했다. 이어 "너만 피해자 같냐"는 말까지 했다. 배우자의 외도를 막 알게 된 남편에게 불륜 상대 남성이 건넨 말이었다.
B 씨는 A 씨의 집으로 직접 찾아오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후 실제로 A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찾아왔고, 오전 8시 39분쯤 도착했다는 연락을 보냈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지 약 2시간 40분이 흐른 시점이었다.
연락을 받은 A 씨는 부엌으로 향했다. 그는 흉기를 꺼내 오른손에 쥔 뒤 흰 천으로 손을 여러 차례 감아 흉기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했다. 이어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던 수건으로 흉기를 가렸다. 흉기를 준비한 A 씨는 B 씨를 만나기 위해 집 밖으로 내려갔다.
마주치자마자 흉기 휘둘러…1시간여 뒤 사망
A 씨는 아파트에 도착한 B 씨를 발견하자마자 달려들었다. 그리고 흉기로 B 씨의 왼쪽 가슴과 옆구리를 한 차례씩 찔렀다. B 씨는 별다른 방어도 하지 못한 채 공격을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55분쯤 과다출혈로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112에 신고했다. 이후 현장을 떠나지 않고 머물다가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아내의 외도를 확인한 그날 아침, 상대 남성은 목숨을 잃었고 A 씨는 살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처음부터 B 씨를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흉기를 가져간 것은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B 씨가 자신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흉기를 준비한 과정과 범행 당시 행동에 주목했다. 흉기를 손에 고정하고 수건으로 가린 채 상대방을 만나러 갔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 씨가 순간적인 분노만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주장했지만…징역 15년
1심 재판부는 2026년 4월 22일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흉기를 손에 고정하고 수건으로 가린 상태에서 B 씨를 만나러 간 점을 근거로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B 씨를 발견하자마자 공격해 상대방이 방어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경위와 B 씨와의 통화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을 살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사람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상대방의 가슴 등을 찔러 사망하게 한 행위에 무거운 책임을 물은 것이다.
A 씨에게 유리한 사정도 있었다.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B 씨의 유족은 A 씨와 합의하지 않았으며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여러 양형 사유를 종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유족과 합의하자 형량 5년 줄어…징역 10년
1심 판결 이후 A 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A 씨는 징역 15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반대로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모두 형량에 불복하면서 사건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A 씨가 숨진 B 씨의 유족과 합의한 것이다. 유족은 합의 이후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1심 당시 엄벌을 요구했던 유족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2026년 9월 17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5년 줄어든 것이다.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 및 처벌불원 의사가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됐다.
살인죄는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이 없어지는 범죄가 아니다. 유족과의 합의는 형량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다. 이번 사건에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국에서 '불륜'을 저지르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이번 사건과 별개로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불륜을 저질렀을 때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는지도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불륜 자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과거에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맺으면 간통죄로 처벌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관련 법률이 달라졌다.
과거 형법 제241조는 간통한 사람과 그 상대방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5년 2월 26일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간통죄는 효력을 잃었고, 현재는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불륜에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40조 제1호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가 외도를 저질렀다면 이를 근거로 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가 확인돼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행위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한다.
배우자의 외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상간자 소송'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간자 소송은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이다.
상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려면 상대방이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해 부부의 공동생활을 침해했는지 등이 중요하다. 반대로 상대방이 혼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기도 어려웠다면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부부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이후에 형성된 관계인지도 법적 판단에 영향을 준다.
위자료 액수는 법률에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법원은 혼인 기간과 부정행위의 경위, 기간,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배우자가 외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배우자가 모든 재산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를 중심으로 판단하며 위자료와는 구분된다.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때는 법정 기간에도 주의해야 한다. 민법 제841조에 따르면 부정행위를 안 날부터 6개월, 그 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해당 사유를 근거로 한 이혼 청구가 제한된다.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사전에 동의하거나 사후에 용서한 경우에도 같은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외도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별도의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통신 내용을 불법으로 가로채거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는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배우자의 외도로 피해를 입었다면 이혼과 위자료 청구 등 법적으로 인정되는 절차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